[시사의창=김세전 기자] 한국 증시가 ‘3 천피’ 고지 탈환과 함께 단숨에 글로벌 강세장 상위권으로 올라섰지만,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의 발걸음은 여전히 더디다. 25일 오전 10시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6만 800원. 연초(5만 3300원) 대비 14.4 %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24.1 %)의 절반 수준이다.
올해 들어 외국인과 연기금이 대거 ‘바이 코리아’에 나섰지만, 정작 삼성전자를 담은 개인투자자 절반 이상은 여전히 평단가 7만 원대를 넘지 못해 손실 구간에 머문다. NH투자증권 거래 데이터를 보면 76만여 명의 고객 가운데 50 %가량이 –10 % 안팎의 평가손실을 기록 중이다.
시장의 관심은 “대장주가 언제쯤 지수 랠리에 동참할 수 있을까”에 쏠린다. 낙관론자들은 2분기 실적이 바닥이라는 증권가 컨센서스를 근거로 든다. KB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하반기부터 메모리 가격 반등과 AI 서버 부품 공급이 본격화돼 목표주가 8만 2000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g-enews.com. 반면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반도체 업황 개선 속도가 더뎌 HBM(고대역폭 메모리) 공급 승인 시점이 연기될 경우 실적 개선이 또 미뤄질 수 있다는 경고다.
개인투자자 심리는 이미 다소 지쳐 있다. 삼성전자 개미들은 연초 이후 1조 원 가까이 순매수했지만, 주가가 6만 원 선에 갇히면서 ‘존버(장기 버티기)’ 모드로 돌아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코스피 3천 시대에 〈국민株〉는 왜 6만 전자냐”는 푸념이 쏟아진다. 전문가들은 “대장주가 숨 고르는 사이 2차전지, 인터넷, 방산 등 업종 순환매가 지수를 끌어올린다”면서도 “코스피 3300선 안착을 위해선 결국 삼성전자의 가세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증권가에선 실적 모멘텀이 주가 방향키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7월 초 발표될 잠정 실적에서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5조 원대 중후반)를 상회할 경우 ‘7만 전자’ 복귀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반대로 실적 쇼크가 재연된다면 연말 목표주가 8만~8만 5000원 시나리오도 흔들릴 수 있다.
코스피가 3년 6개월 만에 3000선을 탈환하며 시가총액이 올해 500조 원 넘게 불어났지만, ‘국민주’ 삼성전자는 여전히 회복을 향한 과정에 있다. 대장주의 반등 여부가 강세장의 지속성을 가를 시험대가 된 셈이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다음 달 실적 발표와 하반기 메모리 가격 추이에 고정돼 있다.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삼성전자 #6만전자 #코스피3000 #대장주 #반도체업황 #개미투자 #실적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