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시사의창=김세전 기자] 삼성전자가 하반기부터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대량 생산과 2나노(㎚) 파운드리 공정 ‘SF2’ 본격 가동에 나선다. 개발 일정을 6 개월 앞당긴 HBM4까지 더해 “메모리·파운드리 투트랙 회복”을 선언하며 반도체 패권 탈환 카드를 꺼냈다.

삼성은 최근 HBM3E 8-적층(8-Hi) 제품이 브로드컴 검증을 통과하면서 선양산 물량을 확보했다. 반면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12-적층(12-Hi) 인증은 6월 시험에서 또다시 고배를 마셨고 9월 재시험이 예정돼 있다. 내부적으로 “8-Hi 물량으로 수익성 회복, 12-Hi는 품질 개선 후 연내 공급”이라는 ‘투스텝’ 전략이 추진된다.

동시에 HBM4 개발 완료 목표를 2025년 하반기로 앞당겼다. 삼성은 엔비디아·구글·브로드컴과 맞춤형 HBM4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이며, 2026년 상반기부터 상업 출하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는 “HBM4 조기 양산이 이뤄질 경우 SK하이닉스 독주 구도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체질 개선’이 본격화됐다. SF2 공정의 시험 생산 수율이 30 %를 넘어서면서 2025년 하반기 양산에 대비한 공정 안정화 단계에 들어갔다. 삼성은 내년 2나노 양산 라인에 퀄컴 차세대 모바일 AP와 자체 엑시노스 2600을 투입해 TSMC와의 기술 격차를 좁힌다는 계획이다.

다만 메모리 사업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1분기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2 % 감소한 1.1 조 원에 그쳤고, HBM 수요 공백과 미·중 AI 칩 수출 제한이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

시장 주도권을 쥔 SK하이닉스는 12-Hi HBM3E 양산에 이어 2025년 하반기 HBM4E를 내놓을 계획이다. 엔비디아 역시 SK하이닉스에 “HBM4 공급 일정을 6개월 앞당겨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증권가는 “삼성이 HBM3E-HBM4-2nm 공정 ‘삼각 축’으로 기술 신뢰도를 입증하면 내년 메모리 ASP(평균판매단가) 반등과 파운드리 신규 수주가 동시에 나타날 것”이라면서도 “엔비디아 인증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실적 회복 속도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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