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정용일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검찰 출석 요구 직후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하면서, 이를 둘러싼 의혹과 비판이 정치권과 시민 사회에서 확산되고 있다. 야권은 “특검 회피용 입원”이라며 강도 높은 공세를 펼치고 있고, 온라인상에서는 “서민은 수개월 대기”라며 병상 배정에 특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씨가 3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구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검찰은 지난 16일 김건희 씨에게 3차 출석 요구서를 발송했다. 그러나 김 씨는 소환 통보 수 시간 후, 정신과 진단을 이유로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씨 측은 “입원은 이미 지난 13일 결정된 사안”이라며 검찰 소환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시점의 민감성과 병원의 성격을 고려할 때,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18일 C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서민은 병원 입원실 하나 잡기도 어렵다”며 “마지막까지 이렇게 추잡한 모습을 보이는 윤석열, 김건희는 결코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우울증으로 입원했다는데, 그것이 검찰 조사를 피하기 위한 의도 아니냐”며 강한 의심을 드러냈다.

김 씨의 입원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의료 특혜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엑스(X, 구 트위터)와 맘카페 등에는 “간암 판정 받고도 아산병원 입원은 불가능했는데 김건희는 우선 혜택을 받은 것 아니냐”, “지인은 위암 수술 위해 14개월을 기다렸다”는 글이 속속 올라왔다. 서울아산병원이 중증환자 위주로 수개월 대기해야 입원할 수 있는 3차 종합병원이라는 점에서, 김 씨가 짧은 시간 안에 입원한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조선일보는 김 씨가 정신건강의학과에 입원 중이며, 주 진료과가 정신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김종대 전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서울아산병원은 의사 인력 부족으로 수술 예약조차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김건희 씨가 입원한 것 자체가 특혜로 비춰진다”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도 논평을 통해 “김건희가 아니라 국민이 화병으로 입원할 판”이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윤재관 대변인은 “의료대란으로 국민은 입원조차 힘든데, 의료공백의 주범 중 한 명인 김건희는 버젓이 특혜 입원을 누리고 있다”며 “검찰에 안 나가겠다는 선언이자, 특검과 국민을 향한 협박”이라고 날을 세웠다.

입원 사유로 거론된 '우울증'을 두고도 논란은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만약 극심한 우울증 상태라면, 민간 병원이 아닌 구치소처럼 상시 관찰이 가능한 장소가 더 안전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남 전 의원은 “정말 심각한 정신과적 상태라면 보호감호가 가능한 구치소로 이송해야 한다”며 “작년 12월 3일 비상계엄 이후 국민 수천만 명이 오히려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피해자는 국민인데 왜 가해자만 편하게 치료받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논란은 김건희 씨가 반복적으로 검찰 출석을 미루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일이어서 정치적 해석이 뒤따르고 있다. 특히, 특검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시점에서 핵심 수사 대상이 입원이라는 방법으로 출석을 회피한 것은 국민적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 씨의 병세가 실제로 위중하다 하더라도, 입원 과정의 투명성과 정당성을 둘러싼 해명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과 의료계, 시민 사회의 시선이 김건희 씨의 입원 경위와 향후 검찰 및 특검의 대응에 쏠리면서, 이번 사안은 단순한 개인의 건강 문제를 넘어 공정성과 특권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

정용일 기자 city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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