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정상회의에서 조기 퇴장하는 트럼프 미국대통령
[시사의창=김세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 앨버타주 카나나스키스 G7 정상회의를 만찬 직후 전격 이탈하며 워싱턴으로 향했다. 백악관은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 때문이라고만 설명했다. 이에 따라 17일로 잡혀 있던 이재명 대통령과의 첫 한미 정상회담은 전격 취소됐다.
트럼프는 출국 직전 기자들에게 “이란이 협상을 원한다. 내가 자리를 뜨면 뭔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하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이어 트루스소셜에 “테헤란 시민 980만 명은 즉시 도시를 떠나라.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경고, 현지 대규모 혼란을 유발했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이 전격 개시한 ‘라이징 라이언’ 작전으로 이란 핵시설과 군사 표적을 동시 다발 타격한 뒤, 양국은 40여 년 만에 첫 공개 전쟁 국면으로 돌입했다. 이란 보건부는 사망자 224명, 부상자 1,200여 명을 발표했으며, 이스라엘 내에서도 미사일 보복으로 최소 24명이 숨졌다.
G7 회의장 분위기는 급속히 얼어붙었다. 프랑스·독일 등 유럽 정상들은 “즉각적 긴장 완화”를 촉구했지만, 트럼프는 러시아를 중재자로 활용하자는 구상을 내놔 갈등 각을 세웠다. 캐나다 총리 마크 카니는 2018년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공동성명을 ‘짧고 집중된’ 형식으로 축소했으나, 미국의 조기 퇴장으로 우크라이나·세계무역 안건은 사실상 빈자리 속에 진행됐다.
무산된 한미 정상회담의 최대 의제는 대(對)한국 10% 일괄관세 철폐와 역내 핵협력 문제였다. 미국 측은 “향후 워싱턴 또는 화상 형식 회담을 조율하자”는 입장을 전했으나, 용산은 “일정을 재조정하겠다”는 원론적 답만 내놓았다. 통상교섭본부는 “7월 8일까지 관세 완화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며 비상 태스크포스를 가동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7달러로 치솟고, 안전자산 선호로 달러화가 급등하면서 한국은행도 긴급 점검에 나섰다. 외교 소식통은 “실질 회담이 성사되지 못하면 한미 공조의 첫 단추가 어긋날 수 있다”며 “이재명 정부 초반 외교 동력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오전(현지시간) 일본, 독일, EU 정상과 잇따라 양자회담을 갖고 ‘확장억제 협의체’ 참여 의사를 전달할 계획이다. 트럼프의 귀국 후 초동 대응에 따라 중동 전선이 3국 회담의 정세를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편, G7 의장국 캐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퇴장을 사전에 통보받았다”며 회의 일정 변경을 확인했다. 이란은 “미국이 이스라엘을 방조한다면 지중해 전역이 화염에 휩싸일 것”이라고 경고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8일 새벽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트럼프가 다시 ‘디지털 마이크’로 전 세계를 흔들고 있는 가운데, 조기 귀국이 일시적 대응인지, 중동 전면 개입 신호탄인지 주목된다. 한미 정상 첫 대좌는 당분간 ‘워싱턴 재회담’ 카드로 넘겨졌지만, 카나나스키스의 빈 의자가 남긴 외교적 파장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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