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김성민 기자] 조선시대 재산 분배 문서 ‘분재기(分財記)’를 통해 딸과 며느리, 손녀까지 재산을 공유하던 옛 상속 풍경이 공개된다.
송파책박물관은 17일부터 한 달간 성인 대상 인문 강좌 ‘고문서 아카데미’를 열고 ‘여성과 상속’을 주제로 분재기 원문을 읽으며 당시 가족제도와 재산관을 짚어낸다.
책 문화 전문 공립기관인 송파책박물관은 2019년 개관 이후 어린이부터 시니어까지 폭넓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지난해 만족도 93%를 기록한 ‘고전 아카데미’를 확장하면서, 올해는 고려대 고전번역협동과정 안승준 교수가 강단을 맡아 분재기의 문자·형식을 집중 해부한다. 분재기는 상속 시점을 명시하고 상속인을 서열대로 적어 분쟁을 예방한 공식 문서로, 화회문기·분급문기 등 다섯 유형으로 세분된다.
역사학계가 축적한 연구에 따르면 조선 전기에는 재산을 나눠주는 ‘재주(財主)’의 80%가 여성일 만큼 남녀 균분 상속이 원칙이었다. 그러나 17세기 이후 사대부 사회에 성리학적 족보 체계가 뿌리내리면서 ‘출가외인’으로 불린 딸의 상속권이 급속히 축소됐고, 대신 장자 중심의 상속 패턴이 굳어졌다. 이번 강좌는 이런 전환점을 보여 주는 실제 문서를 읽으며 제도 변화의 배경을 추적한다.
강의는 6월 17일부터 7월 15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 30분, 총 5회 진행된다. 수강료는 1만5천 원이며 송파책박물관 누리집에서 선착순 접수한다. 관내 거주 여부와 무관하게 고문서·역사·젠더 이슈에 관심 있는 성인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분재기는 종이 위에 기록된 삶의 내력”이라며 “지역 주민이 고문서 속 삶의 지혜를 재해석하며 평생학습의 깊이를 더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관심 있는 주민이라면 서둘러 신청할 가치가 있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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