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훗날의 얘기이자 남의 얘기로만 여겨졌던 ‘지역소멸’은 어느덧 바로 우리 앞에 현실로 다가왔다. 실제로 해를 거듭할수록 심각해지는 저출산 문제와 초고령화 사회 진입은 한국경제발전을 저해하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저마다 다양한 정책 등을 통해 인구감소에 따른 지방소멸에 대처하고자 혼신의 힘을 쏟아붓고 있지만 도시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몇몇 도시들을 제외한 다수의 지방 중소도시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취재 대상 지역인 전북특별자치도 진안군 역시 그러한 문제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하지만 지역민들은 그들이 나고 자란 곳, 그들의 삶의 터전인 진안에 대한 애정이 깊었고 자부심이 강해 보였다. 오랜 세월 도시발전의 큰 변화는 없었지만, 그들은 진안군이 참 살기 좋은 고장이라 말했다. 또한 앞으로의 발전과 변화를 기대하는 지역민들이 많았다. 참으로 궁금해진다. 전북특별자치도 진안군은 과연 어떤 도시일까.
[시사의창 2025년 6월호=정용일 기자]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이란 커다란 문제 앞에서 저마다 다양한 방법과 정책을 통해 이겨내려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으며, 그 방법도 매우 다양하다.
먼저 줄어드는 인구감소 해결을 위해 지역의 인구 이탈을 막아야 한다. 인구 이탈을 막기 위해선 지역민들이 행복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는 다양한 사회문화적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 이렇게 구축된 각종 인프라는 지역에서의 소비를 일으키게 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필요한 최소한의 활력을 불어넣게 된다.
다음으로 지역으로의 새로운 인구 유입을 꼽을 수 있다. 귀농귀촌 인구를 위한 다양한 지원제도와 환경을 구축함으로써 인구 유입을 꾀하는 방법도 있지만 각 지자체가 가장 선호하는 방법은 역시 기업하기 좋은 도시 구축이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서의 환경 및 인프라 구축과 각종 기업지원제도를 통한 우량한 기업들의 유치와 그에 따른 인구 증가다.
효과적인 측면에서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이기에 전국의 수많은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기업하기 좋은 도시’란 슬로건을 내걸고 기업 유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누가 보더라도 명확한 매력이 없다면 쉽게 성공할 수 있는 정책도 아니다.
그렇다면 본지 기자들이 이번에 취재차 방문한 전북특별자치도 진안군은 어떠한 경쟁력과 매력을 갖춘 도시인지, 인구소멸과 지방소멸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는지 한 번 들여다보도록 한다.
“진안군의 도시발전은 ‘군민 중심’이라는 가치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민선 8기의 비전으로 ‘새로운 시작으로 성공시대를 열어가는 미래 진안’을 세웠는데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진안군을 이끌어가고 싶은 마음을 담았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전춘성 진안군수가 했던 말이다.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의 시대에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으로는 진안의 발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 전 군수의 생각이다. 따라서 전 군수가 구상한 진안군 도시발전의 첫 번째 과제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수도권으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지방도시의 인구가 줄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민들이 겪을 주거·문화·복지와 같은 환경까지 줄어들 수는 없다고 강조하는 전 군수, “진안에 터를 잡고 살고 있는 주민들과 앞으로 진안에 터를 잡고 살아갈 주민들을 위해 기본적인 정주 여건의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렇듯 정주 여건의 조성과 더불어 도시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는 것이 지역 활력이라고 본다고 말하는 전 군수는 “주민들이 스스로 지역에 관심을 갖고 지역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자치 역량을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 면 단위마다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거점시설을 설치하고 그곳에서 지역 행사, 교육, 문화와 같은 다양한 주민자치 활동을 하도록 지원하는 것도 행정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그렇다면 전 군수가 생각하는 진안군 발전의 핵심은 무엇일까. 해당 질문에 대한 답은 앞서 전 군수가 언급한 부분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역시 민생이다. 현실적으로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돼야 살기 좋고 일하기 좋다는 인식이 생기기 때문이다.
진안은 농업을 중심으로 지역경제를 끌어가고 있다. 산간지역이 많은 지형적 특성상 대규모 산업단지가 들어서기도 어렵고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농업과 식량의 중요성이 재조명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군은 생산에서는 농기계 임대, 농기계 수리 교육, 외국인 계절 근로자를 통해 농가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진안군에서는 11개 읍·면 중 8개에서 농기계 임대사업소를 운영하고 있어 농민들과 귀농인들의 농기계 구입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내년까지 2개 면에 임대사업소를 추가로 신축해 지역 농민들의 접근성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농기계 임대사업소에서는 매주 마을을 찾아가 예초기나 관리기, 방제기와 같은 소형 농기계를 수리해 주고 안전교육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진안군은 외국인 계절근로자 관리를 잘하는 전국적인 모범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농번기에 일손이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리핀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안정적으로 계절 근로자를 공급받고 있다. 또 지역에 있는 결혼이민자의 4촌 이내 가족을 초청해 인력을 수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 군수는 “진안군은 이런 방식으로 최근 3년간 1,100여 명의 외국인 계절 근로자를 통해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일상에서 조금이나마 여유를 되찾은 농민들의 입소문을 탄 덕분에 매년 외국인 계절 근로자를 원하는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안군은 외국인 계절 근로자들을 단순한 임시 노동력이 아니라 진안군의 경제를 지탱하는 중요한 인적자원으로 보고 있다. 공동주방과 공동세탁실이 있는 농업인 기숙사뿐만 아니라 권역별로 8개의 공동숙소를 마련해 근무지로의 이동시간을 단축시키고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유통에서는 농가들이 힘들게 판로를 개척할 필요가 없도록 온라인에서는 ‘진안고원몰’, 오프라인에서는 전주와 진안의 ‘로컬푸드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농가는 힘들게 수확한 농산물을 납품해 안정적으로 소득을 창출할 수 있고,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믿을 수 있는 소비를 할 수 있어 해마다 매출액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더욱 다채로운 진안’
누구나 어느 특정 도시를 생각하면 연계돼서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하나씩은 있기 마련이다. 청도 하면 ‘소싸움’, 논산 하면 ‘딸기’, 성주 하면 ‘참외’, 금산 하면 ‘인삼’, 여수 하면 ‘밤바다’, 광양 하면 ‘제철소’ 또는 ‘불고기’, 여주 하면 ‘도자기’ 등등 굳이 억지로 생각하려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떠오르는 이러한 도시 이미지들은 도시 경쟁력과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 굳이 생각하려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떠오르는 이러한 도시 이미지들이 도시 경쟁력의 한 척도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진안’ 하면 무엇을 떠올릴까. 예상대로 ‘마이산’, ‘고원지대’, ‘홍삼’, ‘청정자연환경’ 정도일 것이다. 이렇게 진안을 대표하는 이미지들을 이용해 도시경쟁력으로 만드는 것이 진안군의 의무이자 과제일 터.
그렇다면 ‘진안’이라는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군은 어떠한 정책적 노력을 펼치고 있을까. 진안군은 중장기 미래전략과제로 ‘생태건강치유 도시 실현’을 선정했다. ‘쾌적한 생태환경도시’, ‘미래진안 건강도시’, ‘자연치유 녹색도시’, ‘생활 속 행복도시’라는 4개의 전략과 41개의 중장기 실행과제를 발굴해 추진하고 있다.
‘생태건강치유 도시’의 핵심 소재는 ‘진안고원’이다. 진안고원은 전북 동북부에 위치한 넓고 평탄한 지역으로 대부분 산림으로 이루어져 있고 전북 호남평야보다 해발고도가 300m 이상 높다. 이런 지형적 특성은 기후와 자연에도 영향을 미친다.
주변 지역보다 고도가 높은 탓에 과거에는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 원활하지 못한 고립지의 이미지가 있었으나, 현재는 오히려 이런 부분이 깨끗한 자연환경이 남아있는 청정지역의 이미지로 변모하고 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곳이 바로 ‘진안고원 치유숲’이다. 이곳은 환경부에서 전국 최초로 설립한 환경성질환 치유센터다. 기업과 각종 단체에서 치유프로그램이 있는 진안고원 치유숲으로 세미나나 워크숍을 많이 오면서 힐링 명소로 입소문이 나 유명해졌다.
관광과의 한 관계자는 “진안고원 치유숲을 중심으로 인근에 아토피 치유마을과 아토피 안심학교인 조림초등학교가 있다. 요즘 아토피와 같은 피부질환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아토피 치유에 특화된 지역인 덕분에 아토피를 앓고 있는 자녀들의 치유를 위해 젊은 부모들이 진안으로 농촌유학을 많이 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올 하반기에는 국립 진안고원 산림치유원이 문을 열 예정이다. 국가시설이 진안에 들어선다는 것은 진안의 자연환경이 그만큼 몸과 마음의 치유에 효과가 있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진안군은 고원산간 지역의 이점을 살리기 위해 노력 중인데, 전북특별자치도의 산악관광진흥지구 선정을 준비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진안군의 신광재는 해발고도 700m의 분지형 고랭지 지역으로 독특한 자연생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군은 신광재 지역에 숙박과 체험, 레포츠 시설을 포함한 체류형 산악관광 콘텐츠를 구축하기 위한 개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산악관광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호텔이나 리조트, 산악레포츠 시설에 민간의 자본 투자가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진안군은 지난해 말 전북특별자치도와 민간투자 공동대응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진안홍삼스파도 치유에서 빼놓을 수 없다. 진안홍삼스파는 국내 최대 규모의 건강목적형 스파다. 전 군수는 “매년 10만여 명의 국내외 여행자들이 찾는 이곳은 힐링과 웰니스라는 최근 여행 트렌드에 딱 맞는 장소라고 생각한다. 10여 가지의 다양한 체험형 테라피를 통해 지친 일상에 새로운 활력을 받아가길 바란다.”며 강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이 외에도 진안군 농업기술센터에서는 농업인 대학과정으로 ‘진안환경농업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의 치유농업 과정은 기초·전문 이론과 농장을 중심으로 한 현장 컨설팅·실습 교육을 받게 된다. 치유농업 운영자 역량강화 교육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진안군에는 8개의 치유농장이 운영 중이다. 이 중 치유농업사 2급 자격이 있는 대표는 두 명으로, 이들이 운영하는 치유농장을 중심으로 치유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치유농업은 아동, 학생, 장애인, 일반인, 소방대원, 어르신처럼 나이와 신분에 관계없이 모두를 대상으로 한다.
‘바쁨과 빠름’을 잠시 내려놓고 ‘진안으로’
여행자들이 어느 특정 도시를 방문할 때, 또는 방문 후 어느 포인트에서 만족감을 얻고 그 좋은 경험이 멋진 추억으로 남을까. 누군가 해당 질문을 받는다면 역시 다양한 볼거리와 좋은 숙소에서 편히 자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일련의 과정이 만족감으로 다가올 것이다. 물론 사람마다 성향이나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정해진 정답은 없다, 하지만 지난 12년 동안 전국 팔도를 누비며 지방경제 취재를 다닌 기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역시 내가 살아온 도시의 환경과는 다른 시골스러운 풍경, 울창한 자연환경, 도시에서 흔하게 먹을 수 없는 지역 음식이 여행에 큰 즐거움과 만족감을 준다는 것은 확실하다는 생각이다.
대표적인 예로 작년 기자가 경남 합천에 취재를 갔을 당시 해인사로 가기 위한 진입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가야시장을 얘기하자면, 마치 시간을 한 50여 년 거꾸로 돌려놓은 듯한 풍경에 깜짝 놀랐던 경험이 있다. 전국 곳곳에 전통시장과 재래시장이 즐비하지만 가야시장의 그 날것 그대로의 짙은 시골스러움은 어디서도 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관광객의 입장에서야 딱히 살 물건이 있는 건 아니라 할지라도 그때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을 만큼 강렬했다. 그래서 주변에 합천에 가게 되면 반드시 들러보라고 권하곤 했다. 그리고 해당 시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늘어났다. 가야시장을 방문한 사람들은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며 그렇게 합천이라는 도시 자체가 알려지기도 했다.
기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번 4박 5일간의 진안군 취재 과정에서 느낀 진안의 매력은 앞서 얘기한 가야시장과 어느 정도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진안이 가지고 있는 자연적 환경은 전국에서 최상위권에 들 정도로 압도적이라 말하고 싶다. 전국의 수많은 지방 도시들이 너도나도 청정자연환경이란 표현을 사용하지만, 정작 진안만큼의 수려한 산세와 힐링포인트가 많은 곳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그저 숨만 쉬어도 힐링이 된다’는 말이 진안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진안에 도착한 첫날부터 온통 도시 주변을 감싸고 있는 산의 녹음 가득한 모습과 깨끗한 공기에 기분이 절로 좋아지면서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던 첫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물론 첫날과 둘째 날은 비가 오긴 했으나 그 맑은 공기에 비에 젖은 흙냄새가 뒤섞이니 상쾌함과 청정함은 그야말로 엄지 척이었다.
셋째 날부터 해가 쨍한 날이 이어지면서 또 그 나름대로의 청정함과 깨끗한 풍경은 도저히 서울 및 수도권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그런 특별함이었다.
기자가 이번 진안군 취재를 준비하면서 사전 조사를 해보니 생각보다 진안이라는 도시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심지어는 진안이라는 도시명 자체를 낯설어하는 사람들도 꽤나 보였다. 물론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야 마이산 때문에 진안을 아는 정도일 뿐, 홍삼을 좋아하는 중년 이상의 사람들은 홍삼 때문에 아는 정도일 뿐, 불교 신자의 경우 탑사 때문에 진안을 아는 정도일 뿐이었다.
하지만 기자의 경우 취재 과정 내내 그 어떤 도시보다도 유쾌하고 좋은 기분이 일정 내내 유지되는 그런 특별한 도시였다. 진안을 방문해 그 어떤 화려한 관광지나 특별한 액티비티를 즐기기 위함이 아닌, 진안이 가지고 있는 자연 그대로의 환경이 주는 특별함을 만끽하고자 한다면 더없이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 자신한다.
전국 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자태를 뽐내는 마이산이나 신비로움 그 자체인 탑사는 진안 여행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명소이며, 용담댐 주변을 한 바퀴 돌며 드라이브하는 것도 좋다. 사실 진안이라는 도시 곳곳을 유유자적하며 둘러보는 그 과정 자체가 멋진 드라이브라 말하고 싶다. 또한 앞서 언급한 진안고원 치유숲이나 주천생태공원 역시 서두를 것 없이 천천히 한 바퀴 걸으며 주변 풍경을 감상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아울러 부귀 메타세콰이아길은 기자가 종종 들러 사진촬영을 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푸릇한 봄이나 여름도 좋지만, 가을에는 전혀 다른 아름다움을 뽐내는 곳이다. 이 외에도 진안에는 자연적 환경이 워낙 좋기 때문에 말 그대로 슬로시티가 주는 매력을 맘껏 즐기기에 제격이다. 또 하나의 팁을 준다면 기자는 어느 특정 도시를 방문할 때 그 지역의 군청이나 시청 소재지 주변 시내 길을 한 바퀴 걷는다. 걷다 보면 그 도시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진안군 군청 주변 로터리(회전교차로)에서 보이는 마이산의 풍경도 압권이며 도시화되지 않는 듯한 시내 주변의 정겨운 풍경 역시 여행의 기분을 한껏 드높여 줄 것이라 생각된다.
여행이란 생각하기 나름이다. 일상에서의 찌든 스트레스를 벗어나 힐링의 시간을 즐기고 싶다면 지금 바로 진안으로의 여행을 떠나보기를 적극 추천한다.
배움으로 성장하는 ‘전(全) 생애 교육도시’ 만들기
마지막으로 살펴볼 부분은 바로 교육이다. 지역 내 인구 유출을 막고 외부로부터의 인구 유입을 위한 방안에는 여러 요소들을 꼽을 수 있다. 우선 도시 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인프라 구축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젊은이들이 지역 내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 인프라는 지역 내 소비를 촉진시킬 뿐만 아니라 지역 내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기업들을 유치했다고 가정할 때 그 기업의 젊은 직원들이 퇴근 후 또는 주말에 여가활동을 즐기고 싶지만 주변에 아무런 기반시설 및 인프라가 없다면 그 지역에 위치한 회사를 다니는 것 자체가 고통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결국 이들은 해당 지역을 떠나 인근 도시에서 여가활동을 하며 지출도 다른 도시에서 하게 된다.
이러한 악순환이 계속되며 최악의 경우 도시에서 젊은이들을 찾아보기 힘든 적막감마저 감도는 유령도시로 전락하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지역 구성원들이 최소한의 삶의 질을 보장받을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하나의 중요 요소가 바로 교육이다. 대체적으로 교육받기 좋은 도시는 그 외의 인프라도 잘 갖춰진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보통 교육도시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도시들은 대도시 및 중소도시 할 것 없이 전반적으로 살기 좋은 도시로 평가받는 경우가 많다. 전춘성 진안군수 역시 진안군의 발전에 있어 교육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과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진안군은 배움으로 성장하는 ‘전(全) 생애 교육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육청과 학교와의 협력을 통해 교육단계별 맞춤형 교육사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학교별로 특화프로그램을 발굴해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2024년부터 진로진학 컨설팅을 운영해 학생들의 교육과 입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농촌 지역 특성상 입시 정보 접근성이 낮다는 점을 고려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시기에 맞는 교육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고 도시 지역과의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 내 학생 수가 적은 학교를 살리고 인구를 유입하기 위해 농촌유학을 적극적으로 활성화하고 있다. 교육과정에 자연을 담는 진안군만의 특색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홍보한 결과, 전국에서 농촌유학생과 그 가족들이 진안군을 찾고 오고 있다. 전 군수는 “올해 8월에는 부귀면에 농촌유학 가족체류형 거주시설의 준공을 앞두고 있어 2학기부터는 더 많은 학생들이 진안군으로 농촌유학을 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렇게 진안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진안사랑장학재단에서 해외 역사탐방, 자격증 취득 지원, 스터디룸 운영과 같은 사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매년 그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진안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장학금을 지원하고, 장학금을 지원받은 학생들은 진안에서 봉사활동에 참여함으로써 교육투자가 지역에 환원되는 선순환 장학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함께 평생학습도시를 만들기 위해 수요에 맞춰 평생학습 프로그램과 ‘천년배움 1인 1자격증’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북시민대학 진안캠퍼스를 통해 평생교육의 질적 향상도 꾀하고 있다.
이처럼 진안군은 교육청, 학교, 대학, 지역 기관과의 소통과 협력을 통해 공교육의 질을 높이고 있으며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지역에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들이 진안을 사랑하는 그 애틋한 마음
우리가 진안을 방문해야 할 분명한 이유
이번 4일간의 취재 과정에서 진안의 향토기업으로서 오랜 세월 지역경제에 이바지하고 있는 기업들을 방문하고, 진안이 좋아 진안에 새롭게 둥지를 틀고 진안에서 큰 꿈을 꾸고 있는 패기 넘치는 상공인들을 만났으며, 진안에 둥지를 틀고 지내온지 어느덧 20년이 훌쩍 넘었다는 한 기업인은 진안에서의 삶은 일과 여유, 힐링이 적절하게 조화된, 차분함과 여유로움을 느끼며 살 수 있는 참 좋은 곳이라며 진안에 대한 짙은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진안의 토박이로서 흙수저로 태어나 자수성가하여 진안군 지역발전을 위해 아낌없는 나눔을 펼치고 있는 지역민들을 만났다.
뿐만 아니라 출향인과의 인터뷰도 진행됐다. 그가 나고 자란 옛 진안의 기억과 현재 모습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가 고향 진안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으며, 다양한 관점에서 진안 발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아울러 지역의 재래시장에서 오랜 세월 장사를 해오고 있다는 한 시장 상인을 만나 진안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등 각기 다른 분야에서 저마다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지역 구성원들을 많이도 만났다. 그리고 그들과 4일 동안 나눈 지극히 인간적인 이야기들 속에서 진안이 어떤 도시인지를 더욱 세세하게 알게 되었다.
소박하고 좋은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는 진안은 지역 구성원들이 말한 대로 참 평화로워 보였다. 진안군이 지닌 경쟁력과 개발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조금 더 손보고 정리된다면 진안만의 막강한 친환경적 경쟁력이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전춘성 진안군수를 지지하는 지역사회 분위기는 앞으로 진안군의 보다 밝은 미래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는 강한 믿음을 주기에 충분해 보였다. 또한 다양한 먹거리는 군민들이 살아가면서, 또는 여행객의 입장에서 딱히 부족함이 없는 그런 수준이었으며, 취재가 아닌 여행자의 입장에서 천천히 여유를 갖고 조만간 다시 한번 방문해서 머물고 싶게 만드는 그런 도시였다.
하루하루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 벗어나 진안으로의 보다 특별한 힐링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진안군에 제안합니다
필자는 정치경제부 기자이기도 하지만, 업무의 특성상 12년이 넘도록 전국 팔도를 다니며 취재를 다녔던 만큼 전국 각 도시의 재미있는 스토리를 멋진 사진들과 함께 글에 옮겨 담았다. 아울러 도보여행 전문가라 자부하는 필자는 관련 체험기를 많이 쓰기도 했다. 한국관광공사의 여행 작가로 활동하면서 국내의 아름답고 걷기 좋은 길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또한 수차례에 걸친 해외에서의 도보여행과 더불어 국내에서는 ‘제주올레길’, ‘운탄고도 1330’, ‘서울 둘레길’ 완주와 기타 다수의 트레킹 코스 완주에 이어 코리아 둘레길(4500km) 완주를 향한 도전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전국 취재를 다니면서 걷기 좋은 길, 트레킹코스가 있는 도시들은 좀 더 세세히 들여다보는 편이다. 진안의 경우 지역을 감싸고 있는 수려한 산세 등 전체적으로 고즈넉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도시다. 진안에서의 여행은 정적인 부분이 참 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진안에서 누릴 수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 속 다양한 길을 거닐며 명상의 시간을 갖는 것 또한 여행자들에게 상당한 즐거움의 요소로 작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주변의 무주나 장수군과의 협업을 통해 가칭 ‘무진장 트래킹 로드’(예로 경남알프스)를 만들면 상당한 경쟁력을 갖출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물론 3개의 군이 협업해야 한다는 조건이 따르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어찌 됐든 진안의 매력이 널리 알려져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싶고, 머물고 싶은 그런 진안군의 밝은 미래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힘차게 응원해 본다.
전춘성 진안군수 일문일답
Q. 진안군에서 기업하기 좋은 이유를 꼽는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A. 진안군은 민생경제와 별도로 기업지원을 담당하는 팀을 별도로 운영해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한 차별적인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농공단지 입주기업체를 대상으로 단체장과 함께하는 간담회를 정례적으로 열고, 1기업-1공무원 전담제를 시행해 수시로 기업들과 소통하고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농공단지 입주기업체를 홍보하기 위한 E-Book을 제작해 대내외에 배포하고 있으며 홍삼한방농공단지 다목적복합센터를 건립해 근로자들의 복지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침체된 노후 농공단지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도 진행 중이다. 휴·폐업한 공장을 리모델링해 단지 내 근로자들과 지역 주민들을 위한 문화시설을 확충하고 스타트업 임대사무실과 임대공장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환경 개선을 위해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자 외부전문가와 주민, 입주기업과 청년단체로 구성된 협의체를 구성해, 근로자들을 유인할 수 있는 활력 있는 명품농공단지로 변모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400여억 원을 투입한 농공단지 공공폐수처리시설을 설치함으로써 그동안 제기되어 왔던 폐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전북특별자치도에서 평가하는 ‘기업하기 좋은 전북만들기’에서 2년 연속 우수기관에 선정됐다. 앞으로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기업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지역에 맞는 맞춤형 정책을 펼쳐 지방소멸 위기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
Q. 지방소멸에 대처하는 방법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진안군의 지역적인 특성상 지역의 경제구조를 단기간에 변화시키는 것은 어려운 과제다. 이에 진안군은 현재의 주력 산업인 농업을 더욱 고도화하고, 귀농·귀촌 인구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지역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진안군은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팜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첨단 농업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팜을 조성함으로써 지역 주민과 청년 농업인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구상이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의 ‘스마트원예단지 기반 조성사업’ 공모에 선정되면서 진안군의 미래 농업 발전에 긍정적인 신호가 켜졌다. 진안군에 자리를 잡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귀농·귀촌을 고려하는 단계부터 정착 이후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귀농·귀촌 희망자들은 진안군이 운영하는 귀농·귀촌 게스트하우스, 귀농인의 집, 체재형 가족농원 등 다양한 임시 거주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 이곳에서 주택과 일자리를 탐색하고, 실습 중심의 현장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정착 이후에도 집들이나 동아리 활동과 같은 공동체 프로그램을 지원해 원주민과의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고, 성공적인 진안 정착을 통해 진안의 주인이 되어 지역공동체를 만들어나가도록 돕고 있다. 진안군은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주거단지 조성과 더불어 교육, 의료, 문화시설 확충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북개발공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앞으로 5년간 진안읍 월랑지구에 600여 세대 규모의 주거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이미 과밀화된 읍소재지가 확장되면서 정주 여건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전국 군 단위 기초자치단체 중 최초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업무협약을 맺고 매입임대주택 사업을 추진한다. 이에 따라 청년과 신혼부부 30세대가 2025년 상반기에 입주할 예정이며, 현재 면 단위 지역에도 소규모 공동주택을 조성해 농촌유학생과 귀농·귀촌인 등 다양한 계층에게 거주 기회를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주거 환경뿐만 아니라 문화 인프라 확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의료 분야에서도 군 단위 자치단체로서는 드물게 의료원을 운영하며,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를 포함한 진료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모든 연령층이 의료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Q. 전춘성 군수께서 생각하시는 진안군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A. 진안군의 가장 큰 매력은 ‘사람 중심의 따뜻한 공동체’가 남아있다는 점이다. 이에 더해 진안군은 주민이 주체가 되어 마을을 가꾸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힘을 키워가는 자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마을만들기’, ‘마을축제’,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은 그 대표적인 지원사업들이며, 단순한 인프라 구축을 넘어 지속가능한 주민자치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커다란 비전을 실현해나가고 있다. 먼저 ‘진안군 마을만들기’사업은 각 마을의 고유한 특성과 주민 수요를 반영해 마을의 미래를 주민 스스로 설계하고 실현하도록 돕는다. 이 과정을 통해 마을이 가지고 있는 인적, 물적, 문화적 자원을 재발견하고 주민 간 협력을 바탕으로 공동체 회복과 정주 여건 개선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함께 달성하고 있다. ‘진안군 마을축제’는 마을만들기의 성과를 지역사회에 공유하고 공동체 간 교류를 활성화하는 축제형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을별로 기획되고 운영되는 특색 있는 축제는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주민이 자율적으로 만들어가는 문화의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더 나아가 마을 주민들의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외부 방문객에게는 진안의 매력을 전달함과 동시에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되고 있다.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은 낙후된 농촌 지역의 생활 인프라를 보완하고 중심지의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한 핵심 사업이다. 이를 통해 마을 간, 도농 간의 격차를 해소하고 균형 있는 지역발전을 이끌어가고자 한다.
Q. 이번 보도를 통해 진안군민들에게, 또는 전국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진안군은 지금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이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 서 있다. 하지만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길을 택했다. 수도권으로 인구가 집중될수록 삶의 질에 대한 관심도 커지기 때문에 진안은 이것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청년과 가족이 돌아오도록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우리 지역에 맞는 일자리를 만들며 의료와 복지, 교육 인프라를 강화에 지속 가능한 진안의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 모든 것이 행정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방식이 아닌, 주민이 스스로 참여하고 함께 어울리며 자치 역량을 키워가는 도시로 나갈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진안에 살고 있는 군민들이다. 군민 한 명 한 명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 군민들이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가치를 지키는 행정, 그리고 진안다움을 스스로 지켜나가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 진안군이 전북의 변방이 아니라 전북의 동서를 잇는, 영남과 호남을 잇는 변화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묵묵히 그러나 담대하게 나아가겠다. 진안군민 여러분! 그리고 전국의 시사의창 독자 여러분께서도 우리 진안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시길 바란다.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