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후보를 용납하지 말자고 실언을 하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_MBC 방송화면 캡처)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대선을 불과 하루 앞둔 2일, 국민의힘 지원 유세 무대가 연이어 ‘이재명’이라는 이름으로 뒤섞였다.

김문수 후보를 띄우려던 마이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이름이 튀어나오면서 여권 내부 긴장감이 배가되고 있다. 선거전이 호흡 한 번 남은 시점이어서 실언이 표심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가장 최근 사례는 1일 강릉 유세장에서 발생했다. 권성동 원내대표 겸 공동선대위원장은 “김문수만은 절대 용납을…”이라며 목소리를 높이다가 스스로 놀란 듯 말을 멈췄다. 그는 “아, 김문수가 아니라 이재명만은 용납할 수 없다. 그러니 김문수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고쳐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모시고 확실히 대한민국을 지키겠다”고 실언하는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 (사진_MBC 방송화면 캡처)


같은 날 원주 문화의 거리에서는 강원총괄선대본부장 한기호 의원이 “이재명 같은 사람이 집권하면 김정은이 시키는 건 뭐든 할 것”이라고 공격하다가 연설 말미 “이재명 대통령을 모시고 확실히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는 결의문으로 연설을 마쳤다. 현장에 있던 캠프 관계자조차 즉각 수정하지 못해 SNS에서 돌풍처럼 퍼졌다.

말실수 릴레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2일 경기 광명 지원 유세에 나선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도 “내가 힘은 없지만 이재명을 도와야겠다”며 지지 선언 대상을 혼동했다. 청중이 “김문수!”를 외치고 나서야 손 전 대표가 “김문수 지지를 선언했다”고 정정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언어학자들은 선거 막판 피로 누적과 후보 이름 반복 노출이 겹치면 ‘말 실수’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여야가 1~2% 격차로 박빙 접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상대 후보 이름을 잘못 외친다는 것은 단순 해프닝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실제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층 중 일부는 ‘캠프의 조직력·설득력’을 투표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고 답해 왔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현장 열기가 뜨거워 생긴 작은 실수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내부 전략팀은 후보 구호를 ‘김문수’ 세 글자만 반복하는 식으로 재정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민주당 측은 “여권조차 무의식적으로 이재명이라는 이름을 외치고 있다”며 SNS에 영상 클립을 공유하며 기세를 올리는 중이다.

심리적 압박이 극대화되는 선거 하루 전, 유권자들은 말보다 행동을, 구호보다 정책을 따질 마지막 숙고의 시간을 맞고 있다. 여권 핵심 인사들이 대선 직전까지 입으로 남긴 파장은 막판 표심을 흔들 변수로 남아 있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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