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에게 '황금 열쇠' 선물하는 트럼프(사진_연합뉴스)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실리콘밸리 해결사’ 일론 머스크가 공동 드라이브를 걸었던 연방정부 개혁이 30일(현지시간)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트럼프는 백악관 집무실에서 약식 회견을 열어 “엘런, 충분히 흔들어놨다”며 머스크에게 백악관 그림이 새겨진 황금열쇠를 건넸다. 언제든 방문하라는 뜻의 상징물이다.

머스크는 지난 1월 ‘정부효율부(DOGE·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실질 책임자가 된 뒤 네 달 만에 약 20만 명 규모 공직 감축,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예산 전액 삭감, AI 기반 예산 진단 시스템 도입 등을 밀어붙였다. 트럼프는 “세금으로 살찐 관료제에 다이어트를 시켰다”고 치켜세웠다.

머스크는 “DOGE는 불교 승려가 수행하듯 정부 곳곳에 스며들 것”이라며 “결국 1조 달러 낭비를 막아낼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식 직책을 내려놓지만 비공식 자문 역할은 유지한다. 트럼프도 “그는 앞으로도 들락날락할 것”이라며 개방형 ‘투톱 체제’를 예고했다.

눈가에 선명한 멍 자국이 잡히자 머스크는 “다섯 살 아들이 장난치다 쳤다”며 프랑스 대통령 부부 실랑이를 빗댄 농담으로 웃음을 유도했다. 이어 “화성 식민지 건설이 어렵냐, 정부 다이어트가 어렵냐”는 질문엔 “둘 다 만만치 않다”고만 답했다.

뉴욕타임스가 제기한 ‘선거 캠프 시절 과도한 약물 복용’ 의혹에는 “러시아게이트를 퍼뜨린 매체 아닌가”라며 신뢰도를 일축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머스크는 트럼프 캠프에 거액을 기부하고 펜실베이니아·조지아 등 경합주를 돌며 ‘친기업’ 메시지를 전파해 ‘숨은 MVP’로 불렸다.

일각에선 머스크의 퇴장이 트럼프식 인사 스타일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는 자신의 그림자를 키우는 인물을 오래 곁에 두지 않는 만큼, 머스크가 “모양 좋게” 물러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머스크는 최근 테슬라 주가 하락과 매장 시위, 차량 방화에 시달렸고, 그는 공개적으로 트럼프의 관세 공세와 감세 법안에 “재정적자를 키울 폭탄”이라며 쓴소리를 내놨다.

DOGE 후임자는 아직 공석이다. 백악관 내부에서는 스타트업 CEO, 스페이스X 출신 조직문화 전문가 등이 물망에 오른다. 머스크가 남긴 ‘데이터 기반 예산 감시’ 플랫폼이 차기 수장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트럼프 #머스크 #DOGE #백악관황금열쇠 #연방정부개혁 #공무원감축 #DEI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