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정용일 기자]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지난 28일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공개 지지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강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특히 전·현직 전남지사들은 “전라도 정신을 배신한 행위”라며 이 전 총리의 석고대죄를 촉구했다.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이 2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과의 선거 연대 방안 등을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허경만·박준영 전 전남지사와 김영록 전남지사는 29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개인의 안위보다 대의를 우선시했던 전라도 정신은 도민의 자부심”이라며, “그 정신을 스스로 짓밟은 이낙연 전 총리는 도민 앞에 깊이 사죄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전남 도민의 전폭적인 지지로 전남지사, 국무총리, 민주당 대표 자리에까지 오른 인물이 이제 와서 민주주의 파괴 세력과 손을 잡았다”며, “정치적 사욕에 눈이 먼 행위로 김대중 대통령의 정신을 스스로 부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정치적 스승인 김대중 대통령께서 무덤을 박차고 나올 일”이라는 격한 표현까지 써가며 분노를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논평을 통해 “이낙연 전 총리의 김문수 후보 지지는 민주당의 가치, 전통, 정신과 결별을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며 “이는 개인적 정치 선택이 아닌 공동체에 대한 배신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당 관계자는 “김문수 후보는 과거 극단적인 발언으로 수차례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며, 그의 지지를 선언한 것은 곧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을 감싼 처사”라고 비판했다.

3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윤여준 상임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사전투표 독려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한편 더불어민주당이 30일 국민의힘을 향해 “비전도, 인재도 없는 구걸 정치 집단”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특히 보수 진영의 후보 단일화 시도를 '내란 세력과의 연대'로 규정하고, 이를 통한 정권 유지 시도를 '반민주 독재연대'라고 몰아붙였다.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윤여준 상임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스스로 사람을 키우지 않고, 대선 때마다 외부 인물을 영입해 위기를 모면하려는 한계가 있는 정당”이라며 “이제는 제3의 후보를 흔들어 공짜 표를 얻으려는 구걸 정치까지 자행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윤 위원장은 최근 무산된 보수 진영 단일화 논의에 대해서도 “내란 옹호 세력과의 단일화 시도는 물 건너갔다”며 “명분 없는 꼼수였기에 실패는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의 낡고 왜곡된 정치 행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국민의힘이 발표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의 공동정부 협약에 대해 “궁여지책이자 자가 패배를 인정한 하책”이라며 “이재명 독재를 막기 위한 연대라 주장하지만, 이는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윤 위원장은 이어 “불법 계엄령을 통해 권위주의 정권을 수립하고, 삼권분립과 민주주의를 짓밟으며 장기집권을 시도한 세력과의 정치적 연대야말로 명백한 반민주 독재연대”라며 “그 결과물이 바로 ‘윤석열 참사’”라고 강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아직도 내란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국정농단과 무속, 내란으로 얼룩진 윤석열 참사를 단호히 심판하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박찬대 상임총괄선대위원장도 이날 회의에서 전날 사전투표 과정에서 불거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 관리 논란을 언급하며 “어느 때보다도 공정하고 엄정한 선거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권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더욱 철저하고 빈틈없는 투표 관리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이날 발언은 단순한 선거 대응을 넘어, 보수 진영의 후보 연대 시도를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차별화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인재 영입 방식, 단일화 시도 등을 비판함과 동시에 중도층과 젊은 유권자에게 경각심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용일 기자 city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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