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우옌 티 프엉 타오 비엣젯항공 회장과 우터 반 베르시 에어버스 인터내셔널 사장이 A330-900(A330neo) 광동체 항공기 20대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사진_비엣젯)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베트남 최대 민간 항공사 비엣젯항공이 지난 26일 하노이에서 에어버스와 A330-900(A330neo) 20대를 추가로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딜로 비엣젯의 A330neo 확보 대수는 40대로 두 배 늘었으며, 향후 10년 동안 국제선 네트워크를 폭발적으로 키우려는 ‘빅 픽처’가 윤곽을 드러냈다.

계약서는 비엣젯 창업자 응웬 티 프엉 타오 회장과 우터 반 베르시 에어버스 인터내셔널 사장이 교환했으며,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베트남 르엉 끄엉 국가주석이 자리에서 직접 지켜봤다. 업계는 “국가 정상 두 명이 한 항공사의 기재 계약에 동시 배석한 건 이례적”이라며 항공을 넘어선 양국 경제 협력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비엣젯은 이미 단일통로 A320neo 패밀리 96대 주문도 진행 중이다. 여기에 A330neo 40대가 가세하면 현재 115대 규모인 전체 에어버스 기단이 조만간 200대 안팎으로 불어난다. 신형 광동체 투입은 한국(서울·부산·대구)-베트남 간 12개 직항 노선 좌석난을 완화하고, 호찌민·하노이발 호주·인도까지 뻗은 장거리 네트워크를 유럽까지 연장할 ‘탄력’이 될 전망이다.

A330neo는 롤스로이스 트렌트 7000 엔진을 탑재해 최대 7,200해리(약 1만3,300㎞)를 논스톱으로 비행한다. 에어버스에 따르면 동 기종은 생산 단계부터 지속가능항공연료(SAF)를 최대 50%까지 혼합 운항하도록 설계됐고, 2030년 안에 100% SAF 사용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객실에는 ‘에어스페이스’ 콘셉트가 적용돼 자동조도조절 LED와 한층 넓어진 수하물 수납공간을 제공, 프리미엄 LCC를 지향하는 비엣젯의 서비스 강화를 뒷받침한다.

비엣젯 A330neo 항공기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비엣젯이 중거리 고수요 노선을 광동체로 흡수하면서 수익성을 높이고, 장거리 노선에는 새벽·심야 슬롯을 활용한 ‘틈새 시간표’를 깔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본다. 실제 비엣젯은 올해 호찌민-멜버른 노선에 A330을 투입해 평균 탑승률 85%를 유지하며 장거리 운용 경험을 빠르게 축적해 왔다.

이번에 체결된 10년 단위 기재 확충 로드맵은 자국 내수·노동 인구 성장세, 관광 수요 회복, 탄소중립 흐름까지 포괄하는 미래 먹거리 전략으로 평가된다. 비엣젯은 “SAF·탄소배출권 확보, 친환경 운영 역량까지 패키지로 끌어올려 ‘저가·장거리·친환경’ 삼박자를 맞추겠다”고 공언했다.

한편 A330 패밀리는 4월 말 기준 전 세계 130여 고객사로부터 1,800대 이상 주문을 기록했고, 이번 계약으로 아시아-태평양 시장 내 점유율을 더욱 확대하게 됐다. 에어버스 측은 “베트남식 따뜻한 서비스와 합리적 운임 모델 위에 A330neo를 얹은 비엣젯이 아태 대표 LCC를 넘어 글로벌 캐리어로 변신할 것”이라며 파트너십 강화를 예고했다.

글로벌 항공 좌석 공급 전쟁이 재점화되는 가운데, 비엣젯의 대규모 A330neo 주문은 ‘환경·효율·확장성’ 세 요소를 모두 겨냥한 선제 투자로 평가된다. 동남아 LCC 시장의 판도는 물론, 한국을 포함한 주요 노선 경쟁 구도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오늘 체결식에서 확인된 비엣젯의 의지는 “연료 효율을 혁신해 더 멀리, 더 싸게, 더 친환경적으로 날겠다”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시장이 그 결과를 어떻게 평가할지는 머지않아 확인할 수 있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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