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채인식기기 : 사진 연합뉴


[시사의창=김세전 기자] 샘 올트만이 설립한 디지털 신원 네트워크 ‘월드(World)’가 WLD 토큰 사모 판매로 1억 3,500만 달러(약 1,820억 원)를 조달했다. 안드리센 호로위츠(a16z)와 베인 캐피털 크립토가 시장가에 토큰을 직접 매입하는 방식이어서 WLD 유통량은 즉시 늘었고, 발표 직후 토큰 가격은 14 %가량 급등했다.

현재 WLD는 1.18 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하루 거래대금이 3억 5,600만 달러를 웃돈다. 2024년 3월 기록한 11.82 달러 고점 대비 약 90 % 하락한 수치로, 높은 변동성이 여전하다.

월드는 이번 자금을 미국 6대 도시(애틀랜타·마이애미·샌프란시스코 등)에 7,500대 ‘오브(Orb)’를 배치하고, ‘오브 미니’ 같은 차세대 기기 양산에 투입한다. 오브 미니는 엔비디아 젯슨 기반으로 기존 대비 AI 연산 성능이 5배 향상돼 휴대성이 높다. 또한 이용자가 음식 배달 앱처럼 기기를 요청하면 집 앞까지 배송되는 온디맨드 스캔 서비스도 연내 도입될 예정이다.

한국의 상황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월드 공식 지도에 따르면 서울에만 라운지엑스 마포(프런트원)·여의도 IFC몰 등 2곳의 오브 운영 지점이 상시 가동 중이며, 팝업 형태로 홍대·강남 카페 등에도 기기가 순회 배치되어 운영되고 있다. 선릉역의 한 센터에서도 홍채인식기가 운영되고 있는데 센터를 관리하는 한모씨에 따르면 '홍채인식을 하고 APP 설치한 후에 WLD(월드코인)을 보상으로 받아가는 분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보안업계 조사에 따르면 현재 기업·기관이 가장 많이 도입한 생체 인증은 얼굴(약 42 %), 모바일(19.5 %), 홍채(16 %) 순이나, 3년 내 홍채 도입률이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사용자 편의성 부족과 개인정보 규제 강화가 장애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내달부터 주민등록증 모바일 버전 전국 발급을 시작하며, 민간 생체 인증 데이터와의 연동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월드 측은 “한국은 모바일 보급률과 디지털 ID 인프라가 높아 전략 시장”이라며 추가 오브 설치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 등 국내 규제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월드의 막대한 실탄이 글로벌 인프라 확장에 속도를 붙이겠지만, 신뢰를 확보하지 못하면 토큰 유통 확대가 곧 가격 압력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투자자는 토큰 가격 변동성, 이용자는 생체 데이터 보안이라는 이중 리스크를 면밀히 따져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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