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정용일 기자] 2025년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1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점차 좁혀가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 간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진입했다는 결과도 나오면서, 선거전의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 후보는 최근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이는 국민의힘 지지층의 결집과 함께 보수 유권자들의 지지를 일정 부분 회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남은 변수는 보수 진영 내 개혁 보수층의 표심과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이다.

리서치뷰가 KPI뉴스 의뢰로 지난 19~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RS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47.3%, 김문수 후보는 39.4%, 이준석 후보는 9.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재명 후보와 김 후보의 격차는 7.9%포인트로, 직전 조사 대비 이 후보는 3.3%포인트 하락하고 김 후보는 2.8%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조사인 한길리서치의 결과(쿠키뉴스 의뢰, 17~19일)에서도 이재명 후보가 48.9%, 김문수 후보가 39.1%로 나타났으며, 두 후보 간 격차는 9.8%포인트였다.

특히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가 아시아투데이 의뢰로 20일 하루 동안 실시한 조사에선 이재명 후보가 46%, 김문수 후보가 41%로 나타나, 오차범위 내(±3.1%p)로 격차가 좁혀졌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종합 여론조사 평균을 집계하는 ‘여론M’에 따르면, 5월 20일 기준 이재명 후보는 48.1%, 김문수 후보는 37%, 이준석 후보는 8.9%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지난 12일과 비교했을 때, 이 후보는 소폭 하락하고 김 후보는 상승한 추세다.

21일 성남의료원 방문한 이준석 대선 후보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는 22일 "정치공학적 단일화 이야기 등 불필요한 말씀을 주시는 분들이 많아 모든 전화에 수신 차단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오늘부터 선거일까지 전화 연락이 어려울 것 같다. 꼭 필요한 연락은 공보 담당이나 당 관계자를 통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의 단일화 논의 제안에 거절 의사를 재차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연합뉴스


보수 결집 진행 중… 아직 ‘결정타’는 부족

전문가들은 김 후보의 상승세를 ‘보수층 결집’의 결과로 평가하면서도, 아직 판세를 뒤집을 만큼의 흐름은 아니라고 분석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ARS 조사 기준으로 보면 김문수, 이준석 후보 지지율을 합치면 이재명 후보와 유사한 수준이지만, 전화면접 조사에선 여전히 격차가 크다”며 “진실은 그 중간쯤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계엄과 탄핵 국면에서 침묵하던 보수 유권자들이 조금씩 결집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 결정적인 반전의 모멘텀은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민의힘 지지층은 최근 김 후보로 상당 부분 결집한 상태다. 김문수 후보 확정이 늦어지며 지지율이 60~70% 선에 머물렀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약 90%에 이르러 사실상 내부 결집은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문제는 보수 진영 전체로 확장되는 ‘외연 결집’이다. 한길리서치 홍형식 소장은 “국민의힘 지지층은 90% 정도 김 후보에게 결집했지만, 전체 보수층에서는 아직 15%포인트 정도 결집이 부족하다”며 “보수층이 전체 유권자의 약 30%를 차지한다고 보면, 이 중 15%만 더 흡수해도 전체 지지율이 약 5%포인트 상승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선의 핵심 변수 중 하나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다. 개혁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은 이 후보의 지지율 정체 속에 이재명·김문수 후보 간 격차가 줄어드는 국면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엄 소장은 “격차가 5%포인트 수준까지 줄어든다면, 단일화 시너지는 극대화될 수 있다”며 “이준석 지지층을 김 후보가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홍 소장도 “단일화 전략이 유효해지기 위해선 이번 주 중 국민의힘의 개혁안이 공개되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개혁 보수층의 마음을 움직이고 이준석 후보와의 연대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한동훈 전 대표 등 당내 주요 인사들을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시키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홍 전 시장을 영입하기 위해 하와이에 특사단까지 파견했으나 합류에는 실패했다. 반면 한 전 대표는 지난 21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김 후보 유세를 돕는 등 개별 지원에 나섰다.

당 관계자는 “단일화는 여전히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이준석 후보의 최근 발언을 보면 뉘앙스가 바뀌고 있으며, 김문수 후보 지지율이 올라가면 단일화의 판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 여론조사 관련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여론조사는 각 조사기관의 방식과 표본오차, 응답률 등에 따라 결과가 상이할 수 있습니다.

정용일 기자 city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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