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신천지자원봉사단 서울동부지부가 서울 노원구 수락산 입구에서 산불 예방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사진 _신천지자원봉사단 서울동부지부)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산불은 통계보다 빠르다. 올해만 벌써 247건이 사람 손에서 시작됐고, 불씨가 지나간 자리마다 검은 그늘만 남았다.

‘불조심 기간’이 막을 내린 지 사흘, 그러나 산림청은 여전히 국가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유지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이런 위기감을 행동으로 바꾼 현장이 지난 13일 서울 노원구 수락산 입구에 마련됐다. 신천지자원봉사단 서울동부지부가 주도한 ‘자연아 푸르자’ 캠페인이다. 봉사자 15명이 등산객 흐름이 가장 많은 초입을 점령하듯 꾸민 체험 부스에서 소화기 안전핀을 뽑고 직접 분사해 보는 체험, 산불 예방 퀴즈, 대처 요령 안내가 쉼 없이 이어졌다.

지난 13일 신천지자원봉사단 서울동부지부가 봉사자들이 워킹 배너를 메고 홍보하고 있다.


“공익광고로만 보던 소화기를 직접 쏴 보니 막상 불이 나도 겁이 덜 날 것 같다.” 캠페인장에서 만난 김기동(74·강동구 성내동) 씨는 불안보다 자신감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체험만큼 ‘작은 실천’이 강조됐다. 라이터·버너 등 인화물질을 지닌 채 산에 오르다 적발되면 1차 10만 원, 2차 이상 20만 원 과태료가 부과된다. 2050 CNC 봉사단은 담배꽁초 버리지 않기, 쓰레기 되가져오기 등 즉시 실천 가능한 수칙을 카드뉴스로 만들어 배포하며 “산불은 사소한 부주의에서 시작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봉사단은 생수 250병, 손수건·우비 각 60개를 나눠주며 쓰레기 되가져오기 서약을 받은 등산객 명단을 즉석에서 집계했다. 자녀 손을 잡은 가족부터 나홀로 등산객까지, 체험 존마다 길게 늘어선 대기 줄이 산불예방에 대한 시민 관심을 증명했다.

서울동부지부 관계자는 “환경 보호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일상에서 반복되는 작은 선택”이라며 앞으로도 수락산뿐 아니라 관악산·불암산 등 수도권 주요 산지에서 순회 캠페인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산불은 사후 진화보다 사전 차단이 싸고 빠르다. 자발적 참여형 캠페인이 널리 퍼질수록 불씨가 번질 틈은 그만큼 줄어든다. 예방은 결국 ‘행동하는 시민’이 완성한다는 사실을 수락산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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