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김성민 기자] 대구 동구 화랑로의 한편에서 오전 10시 19분, 검은색 SUV가 중앙분리대를 스쳐 지나더니 가드레일을 밀어내고 7 m 아래 풋살경기장으로 그대로 떨어졌다.
운전석에 있던 40대 남성 A씨는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지만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블랙박스에는 급격히 핸들이 꺾이며 차체가 요동치는 장면이 고스란히 남았다. 동부경찰서는 조향 급변 원인과 제동장치 이상 여부를 동시에 들여다보고 있다.
올해 1월 28일 부산진구 아파트 단지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벌어졌다. 경사로를 내려오던 SUV가 안전펜스를 무용지물로 만들며 5 m 아래로 추락했고, 운전자는 “브레이크가 먹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당시에는 운전자와 동승자가 다쳤을 뿐 목숨은 건졌지만, 두 사고 모두 낮은 옹벽과 허술한 난간이 ‘최후의 방어선’을 해낸 셈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추락·전복 계열 교통사고 사망자는 259명으로 전체 교통사망자의 10.3 %를 차지했다. 높이 3 m 이상 옹벽 구간이 늘어나는 도시 구조에도 추락 방지 시설 강화는 제자리걸음이다.
대구 현장 조사팀은 가드레일 변형 형태, 노면 스키드마크, 타이어 마모도를 토대로 A씨 차량이 우측으로 급조향한 배경을 추적 중이다. ABS·EBD 오류 가능성, 급발진 가설, 도로 설계 결함 등도 수사선상에 올랐다. 풋살장 이용객이 없었던 덕에 추가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주민들은 “출근 시간대 추락했더라면 대형 참사”라며 불안감을 호소한다. 전문가들은 “도심 옹벽 구간은 제한속도보다 ‘제동거리’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며 차량 제동계통의 정기 점검과 난간 충격흡수 설계 개선을 주문한다. 예고 없이 반복되는 추락 사고에 ‘도로 위 낭떠러지’를 막을 근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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