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대표하는 맛집들은 의외로 큰 역할을 한다. 맛집투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소문난 맛집을 찾는 관광객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은 외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의례 짐작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취재 도중 각 지역의 외식업 종사자들은 지역의 홍보대사 역할까지 한다는 큰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다는 얘기들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다. 여행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누가 뭐래도 미식여행이다. 식도락의 즐거움이야말로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행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요즘같이 SNS가 발달된 세상에선 넘치는 정보를 이용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식도락 여행을 즐기러 전국 팔도를 누비며 맛 기행에 나선다. 각 지역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라면 5시간을 운전해서라도 기꺼이 찾아가겠다는 것이 그들의 마인드다.

두툼한 살의 담백함이 일품인 보광장어구이

[시사의창 2025년 5월호=정용일 기자] 잘차려진 상차림에 따른 만족감과 행복감은 지역의 좋은 이미지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처럼 아무리 재미있는 일이라도 배가 불러야 흥이 나지 배가 고프면 아무리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있어도 흥이 나질 않는다. 그만큼 먹는 즐거움, 먹는 행복감은 크다. 여기에 하나 더, 소문난 맛집에 친절한 인상까지 더한다면 그 좋은 이미지는 고스란히 지역에 대한 이미지로 새겨지기 마련이다.
경남 통영시 봉평동에는 작은 운하가 있고, 주변 풍경이 참으로 고즈넉하고 평화롭다. 그리고 이곳에 터를 잡은 ‘보광장어구이’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해서 찾아가 보았다.
이곳이 기자의 기억이 특히 강하게 남아 있는 이유는 주인장 정금선 사장의 중독성 강한 미소와 주인장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뿜어져 나오는 해피바이러스 때문이었다. 1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전국 팔도를 다 돌며 정말 많은 사람들은 만나봤지만, 이곳의 주인장만큼 해피바이러스가 넘치는 사람은 몇 안 됐던 것 같다.
정 대표와의 인터뷰는 수십 년 알고 지낸 동네 이모님과 수다를 떠는 듯했다. 통영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얼마나 진하고 깊은지 쉽게 느낄 수 있는 그런 대화들이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역시나 식당은 음식 맛이 좋아야 하는 법 아니던가. 일단 눈에 비친 이곳의 장어는 다른 장어구이집과는 확연히 달랐다. 매우 크고 튼실해 보였다. 이렇게 우량해 보이는 장어는 참으로 오랜만인 듯했다. 맛보는 순간 입안 가득히 퍼지는 그 담백함에 웃음이 절로 날 정도였다.
그렇게 식사를 하면서 주인장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옆 테이블에 있던 동네 주민들도 합세했다. 그날 그 자리에 앉아 있던 모든 이들이 해피바이러스 자체였던 것 같다. 참으로 유쾌한 인터뷰였다.
본지 기자들이 원하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다. 기업이든, 식당이든, 병원이든, 그 어딜 가더라도 기계적이고 위선적인 인터뷰 형식의 대화보다는 이렇게 지역민들과의 진솔한 대화, 수다 타임이 글을 쓰는데 기자에게 참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 통영시 취재 과정에서 그렇게 지역민들과의 진정한 수다타임을 맘껏 보냈던 것 같다. 이번 통영시 취재 일정이 유독 유쾌하고 마음에 들었던 몇 안 되는 도시로 기억에 남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정 대표는 인터뷰에서 “내가 쏟아부은 그 정성과 마음을 누군가 알아준다는 것은 참 고맙고 기분 좋고 행복한 일일 것이다. 그런 음식들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이 고되고 힘들어도 웃으면서 이겨낼 만큼의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그 고마운 마음 항상 간직하면서 ‘보광장어구이’를 찾는 모든 이들에게 변함없이 건강하고 행복한 맛을 전해줄 것을 약속한 정 대표는 꾀나 인기 좋은 식당의 사장이지만, 유명한 식당 주인장의 거만함이라곤 손톱만큼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의 밝은 미소와 친절이 몸에 배어 있다. 또한 조금만 대화를 나눠보면 영락없는 우리 주변의 흔한 이웃이자 어머니의 모습이다. 가족에게는 늘 최고로 좋은 것만 먹이고 싶은 우리들의 그 어머니 말이다.
앞으로도 통영을 찾고, 보광장어구이를 찾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맛을 느끼고, 그 행복의 기운이 널리 퍼져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맛 좋은 장어구이집에서 행복 가득한 맛을 느끼고, 통영에서의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
한편 정금선 대표의 남편은 현재 보광호라는 배의 선장이다. 오랜 세월 통영 바다에서 장어를 잡아오며 살아온 전형적인 어부다. 그렇게 성실히 장어를 잡아 그 누구보다 싱싱한 장어를 아내가 운영하는 식당에 공급함은 보광장어구이의 큰 경쟁력이기도 하다. 정금선 대표는 인터뷰 말미에 오랜 세월 바다에서 고생하며 살아온 남편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남편이 어린 시절부터 배를 타는 직업을 갖게 되어 자연스레 통영에 자리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싱싱하고 몸에도 좋은 장어를 많이 먹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장어구이 집을 시작하게 되었으며, 저희 남편이 힘들게 잡아 온 장어를 많은 사람들이 먹고 행복하고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자에게도 참으로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임이 분명했다. 보광장어구이의 주인장 덕분에 통영이라는 도시가 더 궁금해지고, 좋아진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지면을 빌어 주인장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해본다.

보광장어구이 정금선 대표


Interview 보광장어구이-정금선 대표
Q. 이번 보도를 통해 해당 지자체에 바라는 점은 무엇이며, 대표님께 비치는 통영의 매력은
A.
관광객을 많이 유치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여 더욱 많은 사람들이 우리 통영의 넘치는 매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한 통영의 청년층 일자리 창출 및 청년층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자체가 관심을 더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통영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시설들이 열악한데, 어린아이부터 누구나 와서 즐길 수 있는 시설들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평생 통영을 벗어나서 살아본 적이 없는 통영의 토박이로서 제게 비치는 통영이란 도시는 눈에 보이는 어느 것 하나 아름답지 않고,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통영이라는 도시가 너무나 사랑스럽고 정겹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통영을 벗어나 살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통영이 제 고향, 제 삶의 터전이라서가 아닌, 통영의 매력은 실제 상당합니다. 전국의 어느 유명 관광도시와 견주어도 절대 뒤처지지 않는 곳이 우리 통영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우리 통영의 매력을 잘 다듬어 더욱 살기 좋고, 누구나 머물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눈만 돌리면 바다도 산도 모두 볼 수 있는 아기자기한 매력이 있는 도시입니다. 싱싱한 해산물은 덤이고 동선이 짧아 어디든 금방 이동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고, 큰 자연재해도 없어 살기 좋고 공기 좋고 야경까지 예쁜 도시가 통영입니다. 좋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아가는 살 맛 나는 도시 통영을 정말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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