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양읍에 위치한 ‘새바지 마을’에서 태어난 더큐알의 정영민 대표는 12년간 타지 생활을 하며 32살에 번아웃을 경험하고 고향으로 내려왔을 때, 마음의 위안과 새로운 활력을 얻었다. 약 2년 동안 갈치 낚싯배를 운영하는 집안일을 돕고, 카페와 호스텔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일을 하며 지역을 더 깊이 알게 되었다. 수도권에서는 이미 시작된 4차 산업(컴퓨터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이 통영에서는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것을 파악하고, 그가 잘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어 통영에 둥지를 틀게 되었다. 그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통영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건넸다. “통영시는 우수한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관광 도시로 성장할 잠재력이 높습니다. 더큐알과 같은 디지털 콘텐츠 제작 기업에 대한 지역 맞춤형 정책 및 제도 지원이 있다면, 기업이 더욱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인재 양성과 취업 연계를 위해 지자체와 교육기관, 기업이 협업하여 지역 맞춤형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해당 인재가 통영 내 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는 청년 유출 방지와 지역 기업의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는 아기 아빠가 된 지 200일째입니다. 자녀의 건강한 식단을 위해서 비전문가인 부모가 경제활동을 하면서 아이의 식단까지 챙기는 게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부분에서 지자체의 지원이 있다면 더욱 결혼, 출산과 직장에 있어서 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식단 준비는 지역의 실버 층에서 하면 좋지 않을까요.”
귀향한 정영민 대표는 통영에서의 삶이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더큐알 사무실 전경
[시사의창 2025년 5월호=정용일 기자] 더큐알의 정영민 대표는 통영시청년정책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그는 청년들이 통영에서 정착하고 살아갈 수 있는 다양한 정책적 방안에 대해 매일같이 고민한다.
정 대표는 “청년이 통영에 귀환을 하거나 전입을 하여 첫 난관에 봉착하는 부분이 주거와 교통입니다. 경상남도 차원에서 지원하는 ‘귀환 청년 지원사업’과 같이 통영 내에서 관외의 청년이 통영에 정착하려고 할 때, 주거 및 교통과 관련된 정책적 지원이 있다면 조금 더 나은 통영이 되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위해선 역량을 가진 우수한 청년들이 지역에 머무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어야 하며, 그중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재미’라고 말한다. 현재 통영 청년 배드민턴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는데 약 50명 정도가 회원이다. 통영은 물론 고성과 거제에 주소지를 둔 청년도 있다. 이들 중 약 10% 정도는 외지에서 통영에서의 정착을 위해 왔고, 운동을 함께 하고 싶어 활동을 하는 친구들이 큰 재미를 느끼고 잘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그는 “이러한 부분들도 보완이 된다면 통영시가 더욱 기업하기 좋은 도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큐알은 2020년 10월에 창립한 청년 기업이다. 현재는 9명의 젊은이들로 구성되어 있다. 통영 토박이는 물론, 전국 각지에서 모인 각 영역의 청년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직으로서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사진, 영상 등)를 제작하고 있다. 이렇게 제작된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하여 지역의 특산물들을 온라인으로 직접 판매하고픈 소상공인들과 함께 협력하여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통영의 천혜의 자연환경을 다양한 콘텐츠로 승화시켜 관광객들이 통영을 한 번 더 방문하게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4년 한 해 동안 통영의 특산물을 판매하여 20억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더큐알과 같은 콘텐츠 업체가 있는 것만으로도, 통영에서 머물면서 경제활동을 하고 싶은 청년들에게 통영에 머물 수 있게 하는 기회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뿐만 아니라 조직원들은 지역의 청소년이나 중장년층들을 위해서 콘텐츠 교육 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연간 약 25명 이상의 교육생들을 배출했다. 드론 운전 기술을 활용하여 ‘드론 순찰대’ 대원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그는 “가끔이지만 줍깅이나 기부활동을 통한 ESG경영도 함께 수행해 나가고 더욱 활성화시킬 계획에 있다. 이러한 부분이 작게나마 통영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를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통영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청년들이 힘을 모아 적극 참여할 뜻을 전하기도 했다.
Interview 더큐알-정영민 대표(통영시청년정책위원회위원장)
Q. 통영시에서 기업하기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A. 두 가지 장점이 떠오릅니다. 첫 번째는 '지역사회'입니다. 통영은 타 지역에 비해서 매우 좁은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한 다리나 두 다리만 걸치면 다 아는 사이가 되어버립니다. 실제로 저희 부모님께서 통영을 터로 오랜 시간 동안 지내오면서 제 사업에 크고 작은 도움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비교적 낮은 경쟁 강도입니다.
통영 근처의 조금만 큰 도시로 나가더라도 유사한 업종으로 경쟁강도가 상당히 높아지는 업종이지만, 통영이라는 지역 내에서는 비교적 낮은 경쟁강도를 갖고 있는 게 장점입니다. 위 두 가지 사항을 다시 보면 지인이기 때문에 단점도 있으며, 통영이라는 지역에서 디지털 콘텐츠라는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기업 규모의 업체가 많이 존재하기 힘들다는 점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부분입니다.
Q. 정영민 대표께 비치는 통영은 어떤 매력의 도시인가요
A. 제게 통영은 번아웃이 와 어떤 것도 흥미나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지쳐있을 때 저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움직일 수 있게끔 하는 원동력을 제공해 준 곳입니다.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도시입니다. 화려하지 않고, 정신없지도 않고, 고요하고 단아하고 평온한 도시에서 오는 심리적인 안정감이 정말 좋습니다. 덕분에 삶의 질이 많이 올라갔고, 그 이유는 통영의 맑은 공기와 자연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서울에서는 꿈도 못 꿀 ‘내 집 마련’입니다. 통영에서는 비교적 열심히 몇 년간 일을 하다 보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주거 가격 형성이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통영에서 지내는 청년들에게는 작은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경쟁력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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