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김세전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영국과 첫 무역 합의를 공식 발표한 가운데, 한국과 일본과의 무역 협상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미국의 새 상무장관 하워드 러트닉은 "한국, 일본과의 협상은 빠르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동맹국에 대한 우선순위가 밀려 있음을 시사했다.
러트닉 장관은 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한국, 일본과 협상에는 엄청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이건 단순한 악수로 끝나는 협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지연 사유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협상 의지의 강도나 구조적 난점을 내포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대신 무역 협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인도, 아시아 및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을 언급하며 "다음 협정은 아시아에서 나올 수 있다. 하나의 거래가 성공하면 열 개, 열다섯 개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 안에 한국이나 일본이 포함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영국과의 무역 합의를 직접 발표했다. 새로운 합의에 따르면, 미국은 영국산 자동차 10만 대에 한해 관세를 10% 수준으로 낮추고, 철강에는 기존에 부과하던 관세를 전면 철폐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최소 10%의 관세를 기준으로 설정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러트닉 장관은 "10%는 기본선이며, 경우에 따라 그 이상일 수도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해당 국가가 미국 수출에 문을 더 열면 관세는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의 사례를 들며 “영국이 미국 서비스 수출을 50억 달러 더 허용하기로 했고, 이는 미국 경제에 직접적 혜택”이라고 평가했다.
무역 협정이 중국을 겨냥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어서 "유럽연합은 중국에서 수입해 미국으로 수출하면서 관세 차익을 보고 있다"며 간접적으로 중국을 포함한 제3국 활용 문제를 지적했다.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는 한국 입장에서 결코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미국과의 무역 협력은 줄곧 양국 모두에 실익이 되는 방향으로 이어졌지만, 최근 트럼프의 ‘관세 우선주의’는 그 기조를 흔들고 있다. 더군다나 일본과 한 세트로 취급되는 듯한 언급은 한국 고유의 협상 전략 마련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앞으로 한미 간 무역 테이블이 언제, 어떤 조건으로 다시 열릴지는 불투명하다. '신속한 거래는 없다'는 러트닉 장관의 한마디는 한국 정부와 산업계 모두에 신중하고 장기적인 대응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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