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텃밭 생태교육프로그램 운영(사진_송파구청)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강동구가 관내 어린이집 10곳에 ‘어린이 텃밭’을 깔았다. 회색 빌딩 숲 속 유휴공간을 흙으로 갈아엎고, 딸기·상추·허브를 아이들 손으로 심게 했다. 구청은 씨앗만 던져주지 않았다. 그림책으로 작물의 성장 과정을 상상하고, 모종을 다치지 않게 화분으로 옮기는 체험형 생태교육 프로그램을 패키지로 지원해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텃밭을 돌본다.

전문가들은 “손으로 흙을 만지는 경험이 아이들의 정서지능(EQ)을 끌어올린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전남 나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8개월간 실시한 텃밭 수업은 또래 관계, 감정 조절, 자기 표현 능력을 모두 끌어올렸다는 연구 결과를 냈다. 아이들이 직접 딴 채소를 먹으면서 편식이 줄고, 자연스럽게 로컬푸드‧친환경 식습관까지 체득했다는 분석이다.

강동구가 도시농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구 면적 절반이 녹지인 강동구는 ‘서울 도시농업 1번지’로 불릴 만큼 일찍부터 공동체텃밭, 치유농업, 공유팜을 도입해 왔다. 구 관계자는 “아이들이 자연을 돌보고 수확의 기쁨을 느끼며 사회성까지 배우는 일석삼조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동구, 어린이집에 ‘작은 농장’ 심었다.


지난 4월 21일 딸기 수업에 참여한 만 5세 아이들은 “모종이 아플까 봐 살살 다뤘다”며 스스로 물주기 스케줄을 짜겠다고 나섰다. 교육이 끝난 뒤에도 교사와 아이들은 주기적으로 텃밭을 돌보며 성장 일지를 기록하고 있다. 푸른도시과는 가을까지 감자 캐기, 허브 향수 만들기 등 계절별 프로그램을 이어갈 계획이다.

강동구는 올해 안에 텃밭 참여 어린이집을 20곳으로 두 배 확대하고, 지역 농가와 연계한 수확물 직거래 장터도 열 예정이다. 흙 한 줌이 사라진 도시에서 ‘작은 농장’이 아이들의 정서와 식탁을 바꾸는 실험이 시작됐다. 그 결과가 서울 전역으로 번질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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