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김세전 기자] 인도와 영국이 3년간의 협상 끝에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며 255억 파운드(약 340억 달러) 교역 증대를 기대한다. 5월 6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를 역사적 이정표라 평가하며, 협정이 영국 경제에 매년 48억 파운드를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인도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와 새로운 기회에 주목한다.
이번 협정은 영국 상품의 90%에 대한 인도 관세를 인하하고, 85%는 10년 내 무관세로 전환한다. 스카치 위스키 관세는 150%에서 즉시 75%로, 10년 후 40%로 줄어든다. 영국 자동차 관세도 100% 이상에서 쿼터 내 10%로 낮아진다. 이는 한국의 자동차와 전자제품 수출에 직접적인 경쟁 요인으로 작용한다.
협상은 2022년 1월 시작돼 14차례 이어졌다. 핵심 성과 중 하나는 이중 기여 협약으로, 영국 내 약 11만 명의 인도 전문직 종사자가 최대 3년간 사회보장 기여금을 면제받는다. 이는 인도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한국의 IT 및 서비스 수출에도 간접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스카치 위스키 협회의 마크 켄트 대표는 관세 인하가 인도 시장 점유율을 현재 2%에서 6%로 확대하고, 5년 내 수출을 10억 파운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는 세계 최대 위스키 시장이지만, 높은 관세로 스카치 수입이 제한돼 왔다. 한국 주류 기업은 프리미엄 소주로 인도 시장을 공략 중이나, 영국 위스키의 가격 경쟁력 강화가 새로운 도전이 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영국 FTA가 한국의 인도 수출 전략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한-인도 CEPA를 통해 2024년 270억 달러 규모의 무역을 달성했지만, 영국의 관세 혜택이 한국 자동차(현대·기아)와 전기차 배터리 수출에 압박을 줄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 보고서는 한국이 인도 내 5G 장비와 반도체 시장을 확대하려면 현지화와 추가 관세 협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도 측은 영국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면제를 요구했으나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다. 글로벌 무역 연구소의 아제이 스리바스타바는 CBAM이 인도 기업의 비용을 증가시켜 FTA 혜택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의 인도 수출에도 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 기업에는 기회도 있다. 인도의 의류, 신발, 냉동 새우가 영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면서, 한국의 섬유와 수산물 수출도 간접적 혜택을 볼 가능성이 있다. 협정은 양국 의회 비준 후 발효되며, 양국은 양자 투자 협정으로 금융 서비스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글로벌 무역 환경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중국의 공급망 재편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 한-인도 CEPA 개정 협상을 통해 인도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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