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7 환율 [자료:네이버]



[시사의창=김세전 기자] 달러·원 환율이 사흘 만에 80원 가까이 미끄러지며 5 월 6 일 한때 1,357원81전(뉴욕 NDF 1개월물)까지 내려갔다. 2 일 장중 1,440원을 위협했던 시점과 비교하면 약 5.5 %의 원화 급등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5년 만에 가장 가파른 이틀 랠리”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번 급락의 1차 동력은 달러 약세다. 3 월 미국 무역적자가 1,405억 달러(사상 최대)로 불어나자 달러 인덱스가 하락했고, 연준의 7 월 이후 금리 인하 기대가 재점화됐다. 위험선호가 살아나면서 달러 매도‑원화 매수 세력이 빠르게 유입됐다.

아시아 통화 전반의 ‘급등 전염효과’도 컸다. 대만달러가 이틀간 6 % 뛰어오르며 30년 만의 최대 상승을 기록하자,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화 숏 포지션이 일제히 청산됐다. 장중 1,385원 정책선이 무너지자 알고리즘 매도와 숏‑스탑까지 가세해 낙폭이 증폭됐다.

펀더멘털 지표도 원화 강세에 힘을 보탰다. 4 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3.7 % 증가했고, 반도체 수출은 17.2 % 급증했다. 무역수지도 4억 8,800만 달러 흑자로 전환해 ‘무역적자‑약세’ 내러티브를 잠시 뒤로 밀어냈다.
해외 자금 유입도 활발하다. 상대적으로 높은 실질금리에 외국인들은 국채와 배당주를 동시 매수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환율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어 필요하면 시장안정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추가 대응 여지를 남겼다.

시장 시선은 8 일 새벽 발표될 연준 의사록과 한·미 통상 협상에 쏠려 있다. 완화적 신호가 나오면 환율은 1,350원 안착을 시도할 수 있지만, 달러 되돌림이나 국내 정치 변수 재부각 시 1,380원대 재상승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번 원화 랠리는 ▲달러 약세 ▲아시아 통화 동반 급등 ▲수출·자금 흐름 개선이 겹쳐 만든 ‘복합 이벤트’였다. 방향성은 아직 미정이지만, 급락 직후의 기술적 반등과 정책 스탠스를 함께 주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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