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세기의 사나이> 출연진(사진_극단 명작옥수수밭)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2018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이름을 올리며 “웹툰처럼 속도감 있는 무대”라는 찬사를 끌어냈던 연극 <세기의 사나이>가 6년 만에 다시 막을 올린다.
극단 명작옥수수밭은 광복 80주년‧창단 20주년이 겹친 2025년을 기념해 초연 무대를 함께했던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으로 귀환한다.
명작옥수수밭은 〈타자기 치는 남자〉, 〈굿모닝 홍콩〉, 〈메이드 인 세운상가〉 등 “한국 근현대사를 재구성한 생활 밀착형 서사”로 입소문을 키워온 창작 레퍼토리 전문 집단이다. 이번 귀환작은 극단이 쌓아온 20년 내공을 한꺼번에 꾹 눌러 담은 “20주년 기념 폭죽” 같은 무대다.
줄거리는 저승사자의 ‘행정 착오’로 125년을 살게 된 소시민 박덕배가 격동의 시간을 맨몸으로 통과하며 한국 근현대사의 이면을 목격하는 이야기다. 비바이탄광 매몰, 우키시마호 폭침, 한국전쟁 등 굵직한 사건이 휩쓸고 지나가지만, 서사는 영웅 대신 ‘엑스트라’였던 평범한 인간을 렌즈 삼아 역사를 다시 읽는다. 덕배의 증언은 개인의 흉터를 넘어 “우리 사회가 아직 봉합하지 못한 상처”를 건드리며, 1945년 미완의 광복과 분단의 그림자를 오늘의 관객에게 되묻는다.
형식도 평범하지 않다. 만화적 컷 전환, 프로젝트 맵핑, 슬랩스틱을 뒤섞은 스펙터클은 “무대에서 웹툰을 읽는 듯하다”는 초연 평을 남겼다. 대극장 전면을 종횡무진하는 영상과 배우들의 라이브 밴드 연주가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시네마틱 체험’을 제공해 관객 몰입을 극대화한다.
배우진은 원년 멤버와 신예를 2:1 비율로 배치해 세대 간 호흡을 조율했다. 초연에서 박덕배를 연기했던 김동현이 그대로 복귀하고, 죽마고우 길자중 역 이갑선,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딜러’ 저승사자 역 김왕근도 재합류한다. 새 얼굴로 합류한 정상훈(배민국 역)을 포함해 30여 명이 넘는 배우가 100여 개의 역할을 릴레이로 소화하며 “인간 복사기” 같은 변신을 보여줄 예정이다.
공연은 6월 25일(수)부터 29일(일)까지 단 5일 동안 이어진다. 수‧목 19시30분, 금 15시‧19시30분, 토 15시‧19시, 일 15시 총 7회차로 편성됐다. 러닝타임 120분, 인터미션은 없다. R석 6만 원, S석 4만 원. 예매는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과 NOL(인터파크) 티켓에서 5월 중 순차 오픈된다.
125년을 산 덕배가 남긴 한마디는 간단하다. “역사는 결국 우리 몫”이라는 것. 영웅이 아닌 보통인이 쌓아 올린 세기의 기록을 놓치면, 광복 80주년의 의미도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다. 5일의 짧은 기회 동안 덕배와 함께 시간을 달려볼 이유가 충분하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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