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용소방대원들이 산불진화를 하고 있다.(사진_하동군청)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지난 3월과 4월, 경남 하동군 옥종면에서 잇달아 발생한 산불 현장에서 의용소방대와 하동소방서가 협력해 신속하게 대응함으로써 단 한 건의 인명 피해 없이 마을과 문화재를 지켜낸 사실이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첫 번째 산불은 3월 22일 오후 2시 55분, 경남 산청군 시천면에서 시작돼 강풍을 타고 하동 옥종면 두양리로 번졌다. 하동소방서 통제본부의 지휘 아래, 현장 지형에 밝은 옥종면 남·녀 의용소방대원들이 신속히 투입됐다. 남성 대원들은 예비 주수선을 사방에 설치해 민가로 향하는 불길을 효과적으로 막았고, 여성 대원들은 대피소에서 주민들을 위한 급식과 돌봄 활동을 지원하며 재난 상황 속에서 공동체 기능을 강화했다.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지형에는 소형 산불진화차가 투입돼 초기 화세를 억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교통 통제와 현장 장비 보급, 급식 지원은 의용소방대가 전담해 전문 진화대가 화선 진화에만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의용소방대원들의 산불진화 모습


산불 당시 마침 딸기 수확 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원들은 생업을 미뤄가며 마지막 연기까지 잔불 정리에 매달렸다. 또한 미분무진화차와 농약 살수차 3대가 투입되었고, 하동축협도 방역차 4대, 살수포 1대, 인력 20여 명을 투입해 주택과 산림 경계선에 대규모 살수를 실시했다. 민·관이 합심해 형성한 ‘방화선’은 진화 성공의 결정적 요소였다.

이후 4월 7일, 두양리 야산에서 또다시 산불이 발생하자 의용소방대는 즉시 비상 소집령을 내리고 하동소방서와 함께 장비 48대와 730여 명의 인력을 현장에 투입했다. 다음 날인 4월 8일 정오, 주불이 완전히 진화되며 이번에도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박정우 남성의용소방대장은 “불길이 마을로 향하는 순간까지 대응할 수 있었던 건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우리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신속한 현장 대응으로 지역 안전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동군 관계자는 “옥종면 의용소방대와 하동소방서의 공조는 산불 대응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며 “앞으로도 지역 공동체와 협력해 더욱 안전한 하동을 만들어가겠다”고 전했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하동산불 #의용소방대 #산불진화 #문화재보호 #지역공동체 #재난대응 #하동소방서 #옥종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