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소순일기자] 전국적으로 공중보건의사(공보의) 수가 급감하면서 내륙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의료 체계 붕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북 남원시가 지역 보건지소의 진료 공백을 막기 위해 다각적인 대응책을 내놓으며 주목을 받고 있다.
남원시는 2025년도 의과 공보의 배치 인원이 전년도보다 2명 줄어든 데 이어, 내년에는 단 1명만 남원에 잔류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직접적인 의료인력 부족 문제에 직면했다.
이러한 현상은 의과대학 여학생 비율 증가와 함께 현역 입대자 수가 늘어난 데 따른 공보의 자원 자체의 감소, 그리고 도서지역과 응급실에 우선 배치되는 정부 방침에 따른 것이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남원시는 지난 17일 남원의료원과의 진료협약을 체결하고, 의료원 소속 진료의사 2명을 보건지소에 파견받기로 했다.
시는 공공의료기관 간 인력 협력을 통해 공보의 공백을 부분적으로 메우는 데 성공했다. 시 관계자는 “지역 내 자원 연계를 통한 자구책이야말로 위기 대응의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단기 대응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 의료 인프라 확충에도 착수했다. 시는 관리의사 2명을 직접 채용하기로 하고, 보건복지부 시니어 의사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의료인력지원사업에 공모해 시니어 의사를 확보할 계획이다. 은퇴 후 활동 가능한 경험 많은 의사를 지역 진료에 투입해 지속 가능한 진료체계로 전환하려는 것이다.
현재 남원시는 공보의 4명을 4개 권역으로 나눠 보건지소 순회 진료 체계를 운영 중이다. 지난 4월 14일부터 시행된 이 체계는 권역별 순환진료를 통해 지소당 최소 주 2일의 진료 일정을 확보하고 있다.
진료 실적을 바탕으로 인력 재배치를 유연하게 운영함으로써, 지역 간 의료 불균형 해소에도 기여하고 있다.
아울러 의료 접근성이 취약한 고령층을 위한 원격협진사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남원시는 독거노인과 만성질환자에게 스마트기기를 통한 건강 모니터링과 상담을 제공함으로써, 물리적인 의료 한계를 보완하는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경식 남원시장은 “공중보건의 감소는 남원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 현상이지만, 지역 차원의 실질적인 대응으로 의료 공백을 줄일 수 있다”며 “전북특별자치도 및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해 안정적인 의료 서비스 체계를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지역 의료의 마지막 보루인 보건지소를 지키기 위한 남원시의 발 빠른 대처가, 중소도시 보건 행정의 모범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사의창 소순일기자 antlaandj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