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

[시사의창=김세전 기자] 세계 경제에 대한 펀드매니저들의 비관적 전망이 최근 30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미국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과 금융 시장의 불안이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발표한 '글로벌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펀드매니저의 82%가 "세계 경제가 앞으로 더 악화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1990년대 초반 이후 약 30년 만에 나타난 최고 수준의 비관론이다.

특히, 불과 두 달 전까지 미국 주식 비중을 평균보다 높게 유지했던 투자자들이 급격히 투자금을 빼고 있다. 지난 2월만 해도 미국 주식 비중은 평균보다 17% 높았지만, 이번 달에는 평균보다 36% 낮게 나타났다. 투자심리가 두 달 사이 극단적으로 악화된 것이다.

투자자들은 위기에 대응해 현금을 쌓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Helios Flexi Cap 펀드는 현금 보유 비율을 두 달 전 1.69%에서 최근 20.59%까지 확대했고, Samco Special Opportunities 펀드 역시 2.14%에서 17.91%까지 현금을 늘렸다.

대부분의 글로벌 자산운용사들도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인도의 PPFAS 뮤추얼 펀드는 전체 자산의 21.9%를 현금으로 보유 중이며, Motilal Oswal이 17.8%, Quant 뮤추얼 펀드가 10.3%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는 운용사들이 앞으로 더 큰 시장 변동성을 예상하고 대비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설문조사는 특히 미국 경제의 급격한 침체 가능성을 나타내는 이른바 '하드랜딩' 확률이 급등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1%였던 하드랜딩 가능성은 이번 달 49%까지 치솟았다. 반면 경기 연착륙을 기대하는 '소프트랜딩' 가능성은 64%에서 37%로 급락했고, 침체 없이 회복할 수 있다는 '노랜딩' 시나리오는 19%에서 3%로 사실상 사라졌다.

응답자의 80%는 현재 글로벌 경제를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미중 무역 전쟁을 꼽았다. 이는 지난 15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투자심리가 지나치게 비관적일 경우 오히려 시장 회복의 신호일 수도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본격적인 시장 반등을 위해선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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