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의 채굴플랫폼이 될 수 있을까?
[시사의창=김세전 기자] 캐나다 기반 비트코인(BTC) 채굴업체 휴트8(Hut 8)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두 아들인 도널드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와 손잡고 새로운 채굴 벤처 ‘어메리칸 비트코인(American Bitcoin)’ 을 출범한다고 밝혀 이목이 집중된다. 이들은 미국 내 비트코인 채굴시장을 ‘압도적 규모’로 장악하고, 궁극적으로 기업공개(IPO)에 나서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트럼프 가문과의 밀착이 ‘정치적 후광’을 노리고 있다는 비판과, 채굴업 특유의 환경·규제 리스크가 더해져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세계 최대 채굴 플랫폼 세우겠다”
아셔 제누트(Asher Genoot) 휴트8 CEO는 최근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채굴과 에너지 인프라 부문을 분리·전문화하기 위해 한동안 고민해 왔는데, 에릭과 도널드 주니어의 ‘열정’을 확인하고 협력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트럼프 가문의 참여로 막강한 인맥·자금을 확보해 미국 내 ‘비트코인 친화’ 정서를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단순히 가장 큰 채굴자가 되겠다는 게 아니라, 가장 효율적이고 비용 경쟁력 있는 채굴자를 추구한다”며 “전력 사용 효율을 극대화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편이 낫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2021년 중국 정부의 비트코인 채굴 단속 이후 세계 채굴 해시파워가 미국으로 몰려드는 흐름을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트럼프家 등장에 “정부 우호정책 유인용?”
시장에서는 휴트8의 이러한 행보가 트럼프 일가와 ‘정치적 결탁’을 통해 미국 정부와 규제당국의 우호적인 정책 변화를 기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채굴 산업은 전력 보조금, 세제 혜택, 친(親)가상자산 법령 등이 뒷받침돼야 단숨에 확장이 가능하다. 에릭 트럼프가 “가장 크고 최고의 비즈니스가 아니면 관심 없다”고 발언한 점도, 이들이 백악관 재입성을 노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연계해 대규모 투자 자금을 유치할 것이라는 시나리오에 무게를 싣는다.
반면 이런 ‘정치 후광’이 거꾸로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미국 내 비트코인 채굴에 대해선 여전히 ▲에너지 낭비 ▲탄소 배출 증가 ▲금융범죄 가능성 등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 주도의 일부 주(州)정부가 채굴 기업에 대대적 환경 규제를 가시화한다면, 야심 찬 계획이 제동 걸릴 수 있다.
“재생 에너지 활용” 주장…환경단체는 의구심
휴트8 CEO는 “비트코인 채굴이 에너지를 낭비한다는 주장은 과장”이라며 재생 가능 에너지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부 채굴업체는 수력·풍력 등의 잉여 전력을 사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지만, 환경단체들은 “거대 채굴장이 몰려오면 결국 화석연료 발전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일침한다.
게다가 지난해 초부터 이어진 광산 설비·그래픽처리장치(GPU) 가격 하락세와, 비트코인 시세 변동성도 부담 요인이다. 아무리 전기를 싸게 구한다고 해도, 시장 침체 시에는 채굴 수익이 줄어들어 대규모 설비 투자가 빛을 잃을 수 있다.
“美 증시 상장 노린다”…최소 수년은 지켜봐야
제누트 CEO는 인터뷰 말미에 “어메리칸 비트코인의 핵심 목표는 궁극적으로 미국 증시에 상장해 글로벌 투자자를 유치하는 것”이라며 “향후 몇 달 내에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가문과의 협력으로 대형 투자자·정치권 네트워크를 한데 묶어낸다면 상당한 속도로 몸집을 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선 “자본 시장과 규제 당국이 과연 트럼프 가문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채굴 벤처를 순탄하게 받아들일지 의문”이라는 신중론이 여전하다. 무엇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은행 규제기관의 기조가 변덕스럽고, 비트코인 시세 또한 일정치 않아 ‘꿈의 IPO’가 몇 년씩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어메리칸 비트코인’이라는 도발적 이름만큼이나, 이들의 ‘세계 최대·최고 효율 채굴사’ 구상은 향후 트럼프 친정(親政) 여부, 환경단체 반발, 규제 리스크 등 수많은 변수들을 넘어야 한다. 지금은 막대한 야심과 정치적 지원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이 계획이 실제 시장 지배력 확보로 이어질지는 향후 수년간의 업계 흐름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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