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맥스


[시사의창=김세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3월 28일,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 비트멕스(BitMEX)의 공동 창립자 아서 헤이즈, 벤자민 델로, 사무엘 리드와 전 최고운영책임자 그레고리 드와이어에 대한 전면 사면을 단행했다. 이들은 모두 자금세탁방지(AML) 및 고객확인(KYC) 절차를 고의적으로 시행하지 않아 은행비밀법(BSA) 위반 혐의로 유죄를 인정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사면이 “경제 회복과 산업 혁신을 저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이 결정을 두고 정치적 의도와 규제 완화 신호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비트멕스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사실상 '자금세탁 플랫폼'으로 운영되었고, 미국 고객이 접근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미국인들의 거래를 방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앞서 비트멕스는 2025년 1월,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 및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등과의 합의에 따라 1억 달러의 벌금과 2년의 보호관찰 처분을 받았으며, 공동 창업자 3인은 각각 1천만 달러의 민사 벌금을 납부했다. 형사적 측면에서도 헤이즈는 자택 감금 6개월, 델로는 보호관찰 30개월, 리드는 보호관찰 18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러한 중대 범죄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전면 사면’을 내렸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단순한 법적 절차를 넘어서 정치적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연방준비제도(Fed)가 주도하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번 사면은 그러한 기조와 맞물려 ‘친 크립토’ 정부의 상징적 선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규제 당국과 법조계 일각에서는 강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비트멕스 사건은 암호화폐 시장의 취약성과 규제 회피, 불투명한 자금 흐름의 위험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꼽혀왔다. 그런 인물들을 사면하는 것은 **"시장에 잘못된 면죄부를 주는 것"**이며, “법 위반보다 혁신이 우선시될 수 있다는 위험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비판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경제·무역·에너지 정책 전반에서 대통령 권한을 확대하고 있어, 이번 사면 역시 정치적 영향력 강화를 위한 계산된 전략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암호화폐 투자자 및 기술 기반 지지층을 겨냥한 '선심성 조치'라는 분석이다.

암호화폐 커뮤니티 내에서도 반응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산업 성장을 발목잡는 과잉 규제를 조정하려는 유연한 접근”으로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다른 쪽에서는 “규칙을 어겨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이번 사면은 단순한 인도주의적 판단을 넘어, 미국의 암호화폐 정책 방향과 규제 철학에 대한 중대한 시사점을 남긴다. 규제와 혁신 사이의 경계, 그리고 대통령 권한의 사용 방식에 대한 논의가 다시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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