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하지훈기자] 공공조달 시스템인 나라장터의 낙찰 정보를 악용해 협력업체들에게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신종 사기 수법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있다.

최근 경기도 소재 기업까지 피해 사례가 발생하면서 사기 수법의 확산세가 뚜렷해지고 있는데 사기범들은 공공기관을 사칭하여 과거 계약 이력이 있는 업체들에게 접근, 금융상품 가입을 유도하는 정교한 수법으로 피해를 확대하고 있다.

나라장터 홈페이지 보이스피싱 예방 공지문

경기도 소재 이벤트 기획사 '더진컴퍼니'의 이강희 대표는 최근 경기관광공사와 수원문화재단을 사칭한 사기 시도를 경험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사칭자는 자신을 경기관광공사 회계팀 담당자라고 소개하며 더진컴퍼니가 작년에 수주했던 축제 이름을 정확히 언급했다.

"경기관광공사 회계팀 담당자라고 하면서 저희가 작년에 수주했던 축제 이름을 얘기하며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재단 직원들을 상대로 교육을 하는데 할당량이 적어서 협력업체들 통해서 협조요청한다고 했어요.

처음엔 무슨 교육 얘기를 하길래 도와주면 좋겠다 싶어서 알겠다고 했습니다." 라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이후 수원문화재단 회계팀장을 사칭한 또 다른 인물이 접근했는데, 이 역시 과거 수주 이력을 언급하며 NH금융 직원이 방문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의심을 품은 이 대표가 수원문화재단에 확인한 결과, 언급된 팀장은 이미 다른 부서로 이동한 상태였으며, 다른 재단 회계팀에 문의한 결과 이러한 사기 수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판매 상품은 주로 상조상품과 대출상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대전의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최근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한 사칭 사기 행위가 발생했음을 공식 발표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나라장터를 통해 A사와 체결한 내자 구매 계약과 관련하여 연구소 직원을 사칭한 자가 계약업체에 접근했다.

사칭자는 자신을 연구소의 '이준영 팀장'이라고 소개하며, 정부 예산 부서로부터 국민은행 직원이 협력사를 방문하여 금융상품을 홍보할 수 있도록 협조 요청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연구소 측은 '이준영'이라는 직원이 존재하지 않으며, 어떠한 금융상품 홍보 요청도 한 적이 없다고 공식 누리집을 통해 밝혔다.

이러한 사례들을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공통된 사기 패턴이 드러났다.

사기범들은 나라장터에서 확인 가능한 과거 계약 정보(축제명, 프로젝트명 등)를 언급하며 신뢰를 형성한 후 공공기관 담당자(회계팀이나 특정 부서의 담당자)를 사칭하여 업무적 요청으로 위장한다. 이후에는 재단 직원 교육, 정부 부서의 요청, 할당량 부족 등 거절하기 어려운 명분을 제시하고 국민은행, NH농협 등 실제 금융기관의 이름을 언급하며 방문을 예고한다.

실제로는 상조상품, 대출상품, 보험 등 금융상품 판매가 목적이지만 이를 처음에는 명확히 밝히지 않는다.

이러한 사기 행위의 배후에는 체계적인 브로커 조직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인터넷 보험카페 등에 가입된 금융상품 영업 담당자들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기업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는것으로 보인다.

브로커들은 나라장터에서 낙찰된 업체 정보를 확인한 후, 공공기관을 사칭하여 계약업체에 금융상품 영업담당자를 연결하고 대가성 수수료를 요구한다. 금융상품 영업 담당자는 실제 은행 명함을 소지하고 있는 경우도 있으나, 해당 은행에 정식 등록된 직원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사기 수법은 사회공학적 기법을 활용한 지능형 범죄로 볼 수 있다. 공공기관이라는 권위를 이용해 조달에 참여한 기업에게 과거 계약 이력을 언급하여 신뢰를 형성하고 의심을 줄인 후 공공기관과의 향후 계약을 위해 협조해야 한다는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초기에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었던 이 사기 수법이 이제는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전의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경기도의 경기관광공사와 수원문화재단 등 다양한 지역의 공공기관을 사칭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나 문화재단, 관광공사 등 지역 기반 공공기관을 사칭하는 경우가 많아, 지역 업체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조달청도 홈페이지를 통해 이러한 기관사칭 보이스피싱이 유행하는 점을 공지하고 있으며 협력업체들은 이러한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조치가 권장된다.

공공기관 명의로 금융상품 홍보 관련 요청을 받을 경우, 즉시 해당 기관의 공식 연락처로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방문하는 금융기관 직원의 신원을 철저히 확인하고, 의심스러운 점이 있다면 해당 금융기관 본점에 직접 확인해야 한다.

기관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소상공인을 울리는 신종범죄에 대한 기관과 업계의 세부적인 대응체계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훈 기자 hjh95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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