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주 광남고등학교 전경(사진_학교 홈페이지 캡처)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경기도 광주시 광남고등학교가 ‘급식실 혼잡 해소’를 이유로 반찬 수를 줄이는 정책을 시행하면서 학생들과 학부모의 반발을 사고 있다. 기존의 '학생배식도우미 제도'는 학습권 침해라는 이유로 폐지됐고, 그 대안으로 나온 조치는 반찬 한 가지 줄이기. 학생들의 점심시간은 짧아지고, 기대하던 식사는 부실해지며, 급식의 본래 취지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줄어든 건 시간도, 반찬도”
광주시 광남고등학교 점심시간 풍경은 그야말로 ‘눈치 싸움’이다. 3학년부터 시작해 2학년, 1학년 순으로 식당에 입장하다 보면, 막내 학년은 배식 시간도 넉넉치 않다. 급식실은 전교생 1,000여 명을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공간. 그동안 학생배식도우미 제도를 활용해 5분 일찍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배식 준비에 참여함으로써 시간과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왔다.
하지만 새로 부임한 조용주 교장은 “학생의 학습권 침해”를 이유로 이 제도를 폐지했다. 문제는 그 후폭풍. 배식 준비 시간이 줄자 급식 진행이 늦어지고, 학생들의 식사시간은 더더욱 짧아졌다. 결국 학교 측은 '배식 속도 향상'을 명분으로 반찬 수를 줄이는 결정을 내렸다.
“먹을 시간이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그것때문에 반찬 가짓수를 줄이는 건 일단 기분이 안좋아요. 점심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졌어요.” 한 2학년 학생의 푸념이다.
교장의 해명, 교육청의 회피
조 교장은 "영양 기준에 부합하는 식단으로 제공되고 있다"며 급식의 질적 저하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학생들의 체감은 다르다. 실제로 일부 학부모들은 “균형잡힌 식사보다 시간 맞추기에 급급한 ‘눈 가리고 아웅’식 행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광주하남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급식 메뉴 구성은 각 학교의 자율 사항”이라는 입장으로, 조 교장의 방침에 대해 직접적인 개입은 어렵다는 태도다. 하지만 그는 “학생들의 반찬 수를 줄이는 결정은 신중했어야 한다”며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한 반응도 내비쳤다.
“다른 학교는 다르게 푼다”
전국의 다른 고등학교들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있을까?
서울의 H고등학교는 식사시간 혼잡을 막기 위해 학년별 시차 배식을 도입했다. 교과시간은 그대로 두고 점심시간만 유연하게 운영해 학생들의 배식 대기 시간을 분산시켰다.
대구의 M고등학교는 학생자치회를 중심으로 '급식TF팀'을 구성해 교사·학생·학부모 간의 의견 조율을 통해 식단 구성 및 배식 방식 개선안을 마련했다.
심지어 일부 학교는 교직원들이 자율적으로 급식 도우미 역할을 자처해 학생들의 배식 속도를 높이는 방식도 채택하고 있다. 이런 다양한 사례에 비춰보면, 광남고의 ‘반찬 수 감축’이라는 조치는 지나치게 단편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급식은 ‘배려’의 문제다
‘의식주’는 인간의 기본권이다. 특히 급식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학생들의 성장과 생활 만족도에 직결된 핵심 요소다. 헌법재판소도 2007년 판결에서 “국가는 모든 아동에게 적절한 영양공급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광남고의 급식 정책은 과연 학생 중심의 교육철학에 부합하는가? 시간에 쫓기고, 반찬이 줄어든 점심상은 아이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구조적 문제의 표면일 뿐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탁상행정이 아닌, 현장을 이해하고 학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교육자의 자세다. 근본적 해결책은 더 많은 식당 공간 확보, 유연한 시간표 운영, 학생과 교사의 협업 속에서 찾아야 한다.
조 교장은 현재 광주시청과 교육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지만,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를 당장 수용할 계획보다는 자신의 결정이 옳다는 입장이다.
교육이란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다. 지금 광남고에 필요한 건 정책의 고집이 아니라, 학생의 하루 한 끼를 진심으로 고민하는 마음이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광남고등학교 #급식논란 #학생급식권리 #조용주교장 #급식정책 #학습권 #반찬수감소 #학교자율성 #시차배식 #학생자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