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나와 쓰는 나 사이 슬픔에도 시차가 있다는 이야기로 들었어. 어떤 중요한 장면에 우리는 늦는다. 띄엄띄엄 돌아가서 기록한다. 사월이 만드는 음악도 비슷할까? 조금은 위태로운 사람이 발휘할 수 있는 사랑이, 무대에서 가능해지는 용기가 있다고 믿게 됐다. -본문 중에서-

김사월 , 이훤 지음 ㅣ 열린책들 펴냄


[시사의창=편집부] 두 사람이 함께 쓰는 열린책들의 새로운 에세이 시리즈 〈둘이서〉의 첫 번째 책으로 뮤지션 김사월과 시인 이훤이 일 년간 편지를 주고받은 《고상하고 천박하게》를 선보인다. 책 제목은 김사월의 글 중 〈침실 책상에서는 최대한 고상한 것을, 거실 책상에서는 최대한 천박한 것을〉에서 인용한 것으로, 이렇듯 서로 대조되는 이미지나 시선이 두 사람의 글에서는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첫 편지는 2023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가고 마지막 편지는 시작한 지 딱 일 년째인 2024년 10월에 끝이 난다. 오랜 친구 사이인 두 사람은 친구의 남편으로, 아내의 친구로도 만나지만 시를 짓고 노래를 만드는 아티스트 동료로서도 서로 속마음을 터놓고 함께 고민하고 솔직한 감정을 나누고 그다음으로 나아간다.

두 사람의 모든 글이 편지 형식을 취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날은 〈사월아〉, 〈훤아〉라고 이름을 부르고는 누구에게도 드러내지 않았던 자기의 깊은 이야기들을 일기처럼 쓴다. 또 어떤 날은 서로를 인터뷰한다. 노래하는 사람은 시를 쓰는 사람에게 시를 이해하는 방식에 관해 묻고, 시인은 뮤지션에게 무대 위에 관해, 그리고 어떻게 그런 노래를 만들고 부를 수 있는지 한참 대화하다가 서로 사진을 찍어 주기도 한다.

또 어느 날은 둘이서 500자로 하루하루를 써본다. 뭘 먹었는지, 어디를 걸었는지, 그리고 어떤 감정에 둘러싸여 돌아왔는지 털어놓는다. 그렇기에 이훤의 말처럼, 〈이 책은 둘이서 쓴 세계에 대한 일지이자 서로에 대한 목격담이고 자신에 대해 쓴 보고서〉이다.

창미디어그룹 시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