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대표하는 맛집들은 의외로 큰 역할을 한다. 맛집투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소문난 맛집을 찾는 관광객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은 외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의례 짐작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취재 도중 각 지역의 외식업 종사자들은 지역의 홍보대사 역할까지 한다는 큰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다는 얘기들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여행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누가 뭐래도 미식여행이다. 식도락의 즐거움이야말로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행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요즘같이 SNS가 발달된 세상에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식도락 여행을 즐기러 전국 팔도를 누비며 맛 기행에 나선다. 각 지역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라면 5시간을 운전해서라도 기꺼이 찾아가겠다는 것이 그들의 마인드다.
맷돌순두부 상차림
[시사의창 2025년 3월호=정용일 기자] “맷돌순두부는 경주의 보문관광단지에서 벚꽃이 가장 아름답게 피고 꽃비가 내리면 누구라도 멈춰서는 벚꽃터널의 가장자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이곳에 둥지를 트는 과정에서 고민할 필요가 전혀 없었습니다.”
1994년에 개점한 맷돌순두부는 전통적인 가마솥 온비지 방식으로 만들어낸 순두부와 순두부찌개 단 두 가지 메뉴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무려 30년의 세월을 경주시민은 물론 경주를 방문하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기다리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찾는 경주를 대표하는 순두부찌개 전문점이다. 부모님이 걸어온 길을 걷고 있는 박준민·이시은 공동대표는 지금의 맷돌순두부를 100년 가게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맷돌순두부의 경쟁력에 대해 “아무래도 맛이 아닐까 생각한다. 결국 음식점은 맛이 제일 중요하다고 믿는다. 최고의 맛을 찾기 위해 수없이 연구하고 또 그 맛을 시대의 트렌드나 식성 등을 고려해서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 쉼 없이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거기에 좋은 재료가 더해져 돌아서면 다시 생각나는 맛이 우리 맷돌순두부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시은 대표는 인터뷰에서 식당을 운영함에 있어 함께 하고 같이 가는 것, 직원과 지역사회(지역농민과), 그리고 고객과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확실한 업무 분장과 고용보장을 통한 동반의식을 높여 직원 숙련도와 업무 만족도의 향상으로 고객께 최상의 맛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지역 농민으로 구성된 작목반과의 협력으로 믿을 수 있는 콩을 계약재배 함으로써 우리는 안정적인 원재료 확보, 농가는 판로 고민을 줄이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이런 것들이 합쳐져 결국은 식당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맛과 서비스가 고객들에게 제공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박준민·이시은 공동대표의 생각이다. 앞서 말했듯이 ‘함께 하고 같이 가는 것’은 바로 지역사회와의 상생과도 자연스레 연결된다. 상생은 박 대표가 식당 운영을 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박 대표는 “일선 업체들의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다양하게 만든다면 그 자리를 통해 서로가 바라는 바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해결해 나가는 좋은 길이 될 것”이라 설명했다.
기자가 맷돌순두부를 방문한 날은 경주에서는 흔치 않은 영하 10도의 매서운 추위와 강한 바람이 부는 평일 오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밖에는 수십여 명에 달하는 대기 인원들이 보였다.
이 모습을 함께 지켜보던 박 대표는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맷돌순두부를 찾는 분들을 보면 그저 감사한 마음이 든다면서 이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경주에서의 좋은 추억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이렇게 음식으로나마 작은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 말하면서 환하게 웃음 지었다.
맷돌순두부 박민준 이시은 공동대표
Interview 맷돌순두부-박준민·이시은 공동 대표
Q. 경주시에서 외식업을 하면서 만족스러운 점이나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이 있다면
A. 사실 대한민국 관광의 중심인 경주는 외식업이 발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경주시에서도 외식업의 지원과 관리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었고요. 특히 너무나 길고 힘들었던 코로나시기에 식품위생과와 경주시의 특화된 지원과 관리는 어려운 시기를 넘기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소 아쉬운 점은 이 많은 외식업체들이 지역 농산물을 이용하기 위한 농가의 생산량 집계나 공급망이 불분명하여 마음이 있어도 쉽게 이용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대형 업체들은 나름의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지만 중소업체들은 유통업자들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다는 아니더라도 굵직한 품목들만이라도 이런 부분들이 개선된다면 지역 농가와 외식업체들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박준민 대표께 비치는 경주의 매력은 무엇이며, 지자체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수많은 고찰과 문화재가 있는 천년의 시간을 간직한 도시, 황리단길, 보문관광단지와 캘리포니아비치 등의 각종 위락 시설이 있는 트렌디한 도시, 각종 산업단지와 농촌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다이내믹한 도시, 문무대왕릉, 주상절리와 함께 동해의 멋진 일출을 볼 수 있는 바다가 함께하는 도시, 이 모든 것이 있는 유일한 도시가 바로 우리 경주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경주의 다채로운 매력이 이번 보도를 통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라며, 이번 APEC 개최를 계기로 경주가 세계적인 도시로서의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점 또한 널리 알려지기를 기대합니다.
지금 경주는 타 도시보다 월등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지역 구성원 모두가 더욱 노력해서 언제나 오고 싶은 도시, 한번 방문하면 더욱 오래 머무르고 싶은 그런 도시를 만들어 주세요. 1년 365일 활기가 넘치고 눈에 보이는 것 하나하나가 모두 힐링이 되는 참 살기 좋은 도시 경주, 제 고향 경주를 사랑합니다.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