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리 키어 스타머와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첫 회담(사진_로이터)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영국 총리 키어 스타머가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백악관에서 첫 회담을 가졌다. 이번 만남에서 양국 정상은 다양한 이슈를 논의했으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여러 흥미로운 순간이 연출됐다.

스타머 총리는 트럼프를 영국으로 공식 초대하는 찰스 3세 국왕이 보낸 공식 서한을 트럼프에게 전달했다. 예상치 못한 초대였지만 트럼프는 초청을 수락하며 “영국을 다시 방문하는 것은 큰 영광”이라고 밝혔다. 또한 찰스 국왕에 대해 “아름다운 분이자 훌륭한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번 초청이 “전례 없는” 일이라며 트럼프의 두 번째 국빈 방문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트럼프는 2019년 대통령 재임 당시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국빈 방문을 통해 만난 바 있다.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진행된 첫 회담은 트럼프가 대화를 주도하는 분위기였다.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 등 다른 외국 정상들과 만남에서 보여준 모습처럼,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회담 내내 트럼프는 몸을 앞으로 숙이며 스타머를 향해 살짝 기울인 채 말했고, 기자들의 질문을 주도적으로 선택하며 분위기를 장악했다. 오후에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보다 외교적인 태도로 서로를 칭찬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여전히 트럼프가 상황을 통제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겠다는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스타머는 “존재하지 않는 논쟁을 만들려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트럼프는 “그만”이라고 끊으며 즉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스타머와 트럼프는 정치적 스타일과 철학이 크게 다르다. 그러나 트럼프는 두 사람의 공통점에 대해 “그는 자신의 나라를 사랑하고, 나도 그렇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서로를 좋아하고, 서로의 나라를 좋아한다”면서 “우리가 공유하는 핵심 가치는 조국에 대한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스타머 총리는 트럼프와 무역 문제부터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까지 까다로운 의제를 논의한 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를 “매우 강한 협상가”라고 표현했다.

특히 영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무역 관세 부과 문제를 두고 스타머가 이를 철회하도록 설득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트럼프는 “그가 노력했다”며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고, 그는 자신의 연봉 이상의 가치를 했다”고 농담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는 “관세가 필요 없는 무역 협정이 체결될 가능성이 크다”며 “상당히 빠르게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스타머는 “첨단 기술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경제 협정”을 언급하며 경제 협력을 강조했다.

영국 정부는 모리셔스와 차고스 제도 반환을 협상 중이며, 디에고 가르시아 섬은 영미 공동 군사기지로 유지될 예정이다. 하지만 트럼프의 재선으로 인해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중국의 안보 이익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제기하며 반대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회담에서 “해결될 가능성이 크다”며 영국의 협상안을 지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젤렌스키 발언 철회
최근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를 ‘독재자’라고 지칭해 논란을 빚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선거 취소를 두고 내세우는 주장과 유사한 표현이었다.

BBC 기자가 이에 대한 입장을 묻자 트럼프는 “내가 그런 말을 했다고? 믿을 수 없다”며 발언을 부정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이후 기자회견에서 그는 젤렌스키를 “용감한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태도를 누그러뜨렸다. 또한 젤렌스키와의 관계가 “매우 원만하다”고 강조하며, 금요일 백악관에서 우크라이나와 주요 광물 자원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부통령 JD 밴스도 회담 동안 오벌 오피스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_로이터)


최근 뮌헨 안보회의에서 미 부통령 JD 밴스는 영국을 포함한 유럽 국가들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트럼프는 밴스에게 직접 답변을 요청했고, 밴스는 “영국뿐만 아니라 미국 기술 기업과 시민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표현의 자유 침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스타머는 즉각 반박하며 “영국은 오랜 기간 표현의 자유를 지켜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우리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서 스타머는 외교적으로 신중한 접근을 보였으나, 트럼프가 주도권을 쥔 채 논의를 이끌어나가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트럼프의 영국 국빈 방문이 확정되면서, 양국 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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