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3대3 토론 제안 등을 설명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_연합뉴스)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을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 기류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헌재 결정은 단심이기 때문에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헌재의 판결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탄핵심판의 공정성을 문제 삼았던 태도에서 다소 변화를 보인 것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탄핵심판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헌재의) 절차적 공정성이 확보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사실상 '탄핵 불복'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하루 만에 태도를 바꿔 헌재 결정을 수용하는 쪽으로 메시지를 조정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지도부가 탄핵 대응 전략을 수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15일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당 지도부와 의원들 모두 헌재 결정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후에도 당내 강경파는 지속적으로 헌재를 비판하며 탄핵심판 절차의 정당성 문제를 제기해왔다. 이런 가운데 권 원내대표가 메시지를 바꾸면서 당 전체가 '수위 조절'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탄핵 심판에 대한 강경한 입장이 오히려 당을 극우화시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경태 의원은 당의 강경 노선을 두고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김성태 전 의원은 "강성 지지층만을 의식한 정치가 당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지도부가 탄핵심판을 둘러싼 메시지를 점차 완화하며 새로운 국면에 대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국민의힘 비대위는 이날 회의에서 탄핵심판 관련 언급을 자제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우클릭' 행보를 비판하는 데 집중했다. 이는 최근까지 헌재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강경 메시지를 던졌던 태도와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메시지 변화가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전략적 움직임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탄핵심판 이후 조기 대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며, 이에 맞춰 당의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권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원외 당협위원장들과의 만남에서 "이재명 대표의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 있다.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조기 대선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 차원에서 조기 대선 논의를 자제해왔던 기존 입장과 차이가 있다.
한편, 이날 권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와의 1:1 무제한 토론을 다시 한번 촉구하며, "이 대표가 토론 형식을 바꿔가며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주제에 상관없이 1:1 토론을 진행하자"며 압박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이 탄핵심판과 관련한 메시지 전략을 수정하면서 당내 분위기가 어떻게 변화할지,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향후 정치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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