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루드비그 오베리(오른쪽)가 17일 오전(한국시간) PGA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뒤 주최자인 타이거 우즈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_AFP 연합뉴스)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루드비그 오베리(스웨덴)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42년 홀인원 징크스’를 깨고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0만 달러)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오베리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토리파인스 골프코스 남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8개, 보기 2개를 묶어 6언더파를 기록,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정상에 섰다. 이로써 그는 PGA투어 통산 2승째를 달성하며 우승 상금 400만 달러(약 57억7500만 원)를 획득했다.
이번 우승은 행운과 실력이 조화를 이룬 결과였다. 대회 초반부터 오베리는 이례적인 샷 감각을 뽐냈다. 1, 2라운드에서는 벙커에서 친 공이 그대로 홀에 들어가면서 극적인 버디와 이글을 기록했다. 3라운드에서는 3번 홀(파3)에서 홀인원까지 기록하며 갤러리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 순간이 오히려 부담이 됐다.
PGA투어 공식 통계에 따르면, 1983년 이후 토리파인스 남코스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13명의 선수는 단 한 명도 최종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그러나 오베리는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약 2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이 악연을 깨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최종 라운드에서 오베리는 단독 선두였던 패트릭 로저스(미국)에게 2타 뒤진 채 출발했다. 초반 6개 홀에서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맞바꾸며 다소 흔들렸지만, 후반부터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선두를 유지하던 매버릭 맥닐리(미국)는 13번 홀(파5)까지 9개의 버디를 쓸어 담으며 독주하는 듯했다. 그러나 14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빠지면서 이날 유일한 보기를 기록했고, 이후 추가 타수를 줄이지 못하며 정체됐다.
PGA투어 특급대회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4라운드 18번 홀에서 우승을 확정 짓는 버디 퍼트를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는 루드비그 오베리(사진_AP 연합뉴스)
이때 오베리는 13번 홀부터 3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마지막 18번 홀에서는 과감한 투온을 시도해 68피트(약 20m) 거리의 이글 퍼트를 남겼고, 신중한 퍼트 두 번으로 버디를 잡아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우승 직후 오베리는 “이 코스에서 싸우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해 끝까지 버텼다”며 “어릴 적부터 타이거 우즈를 보며 꿈을 키워왔다. 그가 주최하는 대회에서 우승하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감격을 전했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는 마지막 날 6언더파를 몰아치며 패트릭 로저스와 함께 공동 3위(9언더파 279타)에 올랐다. 오른손 부상에서 회복 후 세 번째 대회 만에 톱10에 두 차례나 들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김시우가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는 마지막 날 2타를 줄이며 공동 24위(2언더파 286타)에 자리했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홀인원징크스 #타이거주즈 #김시우 #오베리우승 #세플러 #3연속버디 #시사의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