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정용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나란히 지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인정하면서, 당내 계파 갈등이 완화될지 주목된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 탄생에 문재인 정부 사람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그중 내게 제일 큰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튿날 이 대표 역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것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며 "이길 수만 있다면 내부 불만도 들으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불거진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 간 갈등을 완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동안 지난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이로 석패한 원인을 두고, 친명계는 '문재인 정부 심판론'을, 비명(비이재명)계는 '대선 후보의 부족'을 원인으로 지목하며 대립해왔다. 여기에 총선 공천 과정에서의 갈등까지 맞물리면서 양측의 갈등이 깊어졌던 상황이다.

하지만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이 서로 책임을 인정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당분간 당내 공세가 잦아들고 계파 간 갈등도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 대표가 문재인 정부 인사를 기용하는 등 '통합과 포용' 메시지를 연일 강조하는 점도 갈등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비명계 대권 주자들과 만나 소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당내 관계자는 "양 지도자가 대선 패배 책임론을 털면서 친명과 비명이 하나로 뭉칠 기반이 마련됐다"며 "계파 갈등이 어느 정도 정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러한 흐름이 완전한 통합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계파별로 온도 차가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향후 당내 인사 기용 및 대권 주자 간 협력 여부 등이 민주당의 단합을 가르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용일 기자 city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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