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정용일 기자]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대선이 치러질 경우 정치적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현행 대통령 중심제의 한계를 지적하며 분권형 대통령제로의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이 10일 오후 광주 전일빌딩245에서 열린 시국토론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 상임고문은 비상계엄 사태 해결과 정국 안정을 위해 분권형 대통령제로의 개헌과 극단 정치 청산이 시급하다고 말했다./연합뉴스


이낙연 상임고문은 10일 광주에서 열린 지역 언론인 간담회에서 "국민의힘은 계엄 선포를 두둔하고, 민주당도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호도하고 있다"며 "이대로 대선이 치러지면 대선 후에도 지금과 같거나, 진영만 바뀐 혼란이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민주당의 현재 상황에 대해 "이재명 대표의 일극 체제가 심화됐다"며 "민주당이 잘되길 바라지만, 너무 거친 목소리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들이 안심하고 정권을 맡길 수 있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며 "민주당에서 다른 후보를 내세우면 훨씬 쉽게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여론이 많다"고 주장했다.

이 상임고문은 현 정치적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 중심제 개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행 헌법은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권력이 집중되어 있다"며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정치적 불안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빠를수록 좋다"면서도 현실적인 어려움을 인정했다. 이에 대해 그는 "만약 지금 당장 개헌이 어렵다면 차기 정부를 3년 미만의 과도정부로 운영한 후, 차기 총선에서 국민투표를 통해 개헌을 확정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낙연 상임고문은 조기 대선이 현실화할 경우 직접 출마할 가능성에 대해 "어떤 선택이 역사와 국가에 도움이 될지 고민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는 향후 정치적 상황에 따라 그의 행보가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상임고문은 이날 광주 전일빌딩245에서 열린 시국 토론회에도 참석해 "비상계엄 사태 해결과 정국 안정을 위해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며 "극단적인 정치 행태를 청산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상임고문은 전남도지사를 거쳐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역임했으며,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는 이재명 대표에게 패배했다. 이후 민주당을 탈당하고 새로운미래당을 창당해 지난해 4·15 총선에서 광주 광산을에 출마했으나 13.84%의 득표율로 낙선했다. 이낙연 전 총리가 향후 대선 및 개헌 논의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해서 정치권에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당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 대표가 지지층을 결집하고 정치적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한편 정권 교체 여론에도 지지율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실용주의 노선을 강조하는 등 중도층 껴안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경제와 실용을 강조하며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반도체 산업의 주 52시간 예외 적용 논란을 의식한 듯 기본 사회와 주4일제 도입을 언급했으며, 인공지능(AI) 및 에너지 산업 육성, 철강·화학 산업 위기 대응 등 지역 현안도 빠짐없이 다뤘다.

이 대표는 "국가와 국민만을 위한 탈이념, 탈진영 실용 정치만이 국민통합과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라며 실용주의 노선을 내세웠다. 이는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대표를 둘러싼 정치적 상황은 녹록지 않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6~7일 실시한 차기 대선 범진보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이 대표는 40.8%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선두를 유지했지만, 당 지지율 하락과 정권 교체 여론을 완전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도 이 대표의 지지율은 49.9%에 그쳤다. 반면 김동연 경기지사(8.8%)와 김영록 전남지사(3%) 등 경쟁자들이 지지율을 끌어올리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정용일 기자 city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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