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이스라엘 인질 석방 연기(사진_BBC)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하마스의 군사 조직 대변인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의 휴전 합의 위반을 이유로 예정됐던 이스라엘 인질 석방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 억류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과의 교환을 위해 이날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인질 3명이 석방될 예정이었으나, 하마스 대변인 아부 오베이다는 이스라엘이 합의를 준수하지 않는 한 석방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북부 가자지구로의 피란민 귀환 지연 ▲민간인에 대한 공격 ▲합의된 형태의 인도적 지원 미허용 등의 위반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완전한 휴전 합의 위반”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이스라엘 방위군(IDF)에 가자지구 내 모든 가능한 상황에 대비해 최고 수준의 경계를 유지하도록 지시했다”며 “10월 7일과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마스의 발표가 나오기 직전, 이스라엘의 수도 텔아비브에서는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중 한 명인 알론 오헬의 24번째 생일을 기리는 행사가 열렸다. 오헬은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 인근에서 열린 ‘노바(Nova) 음악 축제’에서 납치됐다.
이 행사에 참석한 미아 골드스타인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나머지 인질들을 구출하기 위해 엄청난 압박이 가해져야 한다”며 하마스의 지연 결정이 “끔찍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위 참가자인 미할 니만은 “인질들은 몇 달 전에 풀려났어야 한다”며 “그들이 지금 죽어가고 있으며, 그 피의 책임은 이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유엔 대변인 파르한 학은 “휴전 협정이 지연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모든 당사자는 기존 합의와 일정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합의를 준수할 경우 10일 예정된 인질 교환이 여전히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북부 가자지구로의 피란민 귀환 지연 ▲민간인에 대한 포격 및 총격 ▲구호 물자 공급 합의 위반 등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번 발표에는 최근 미국 대통령이 가자지구 재건 및 팔레스타인 거주지 이전과 관련해 언급한 내용에 대한 언급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비난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여성 인질 석방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북부 가자지구로의 피란민 귀환을 이틀간 지연시킨 바 있다. 또한, 최근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서안지구로 이송하는 버스를 잠시 정체시키기도 했다. 이는 하마스가 인질을 석방하는 과정에서 가자지구 군중들의 환호를 유도한 것에 대한 불만 때문이었다.
한편, 하마스는 10일 인질 교환 명단을 발표하는 기한을 넘겼으며, 이는 이스라엘 측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합의된 인도적 지원 확대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유엔 인도적 지원 책임자는 최근 가자지구 내 지원이 “대폭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월 19일부터 시작된 휴전 기간 동안 16명의 이스라엘인과 5명의 태국인이 석방됐으며, 이에 대한 교환으로 566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가 풀려났다. 첫 번째 휴전 단계가 종료되는 3주 후까지 총 33명의 인질과 1,900명의 수감자가 교환될 예정이며, 이스라엘은 이 중 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해 약 1,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인질로 잡았다. 이에 대응해 이스라엘은 군사 작전을 개시했으며,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최소 4만8천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
현재까지 2023년 10월 7일 납치된 73명의 인질과 10년 전 납치된 3명이 여전히 가자지구에 억류되어 있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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