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불이색’은 ‘색불이공’을 거꾸로 뒤집은 표현이다. 즉, 색(물질)은 공과 다르지 않다(같다)고 한 수, 공은 모든 물질과 다르지 않다(같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구조다. 이 반복된 설명은 혼란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그 이유는 ‘공’은 단순히 ‘없음’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은 ‘무無’와는 다르다. -본문 중에서-
미야사카 유코우 감수 ㅣ 정보현 번역 ㅣ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시사의창=편집부] 260여 자의 짧은 글자로 이루어진 작은 경전 《반야심경》은 기도의 말 즉, 만트라를 설한 경전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반야심般若心’에 대해 설하고 있다. ‘반야’는 ‘반야바라밀다般若波羅蜜多’의 줄임말로, 이는 산스크리트어 ‘프라즈냐 파라미타prājñā pāramitā’를 음역한 것이다. 프라즈냐는 ‘지혜智慧’를 뜻하고 파라미타는 ‘완성’을 의미한다. 따라서 반야바라밀다심은 ‘지혜의 완성을 뜻하는 마음’이라는 의미다.
이 책은 《반야심경》의 구절을 세세히 나눠, 누구든 그 이면에 숨은 심오한 뜻을 이해하도록 현대어로 풀어내고 있다. 또한 ‘나 자신’을 ‘4층 건물’에 비유해 각 깨달음의 단계를 알기 쉽게 해설한다. 《반야심경》은 건물로 비유하자면 가장 높은 층인 4층에 도달한 관자재보살이 그곳에서 바라본 풍경을 설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이 책은 간결한 설명과 이해하기 쉬운 비유로 『반야심경』을 풀어내 온갖 고뇌로부터 해방되는 과정, 어떤 수행 단계에 있든 더 높은 경지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반야심경》을 읽고 읊으며 자아를 상징하는 계단을 오르는 수행을 해 보자.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계단을 한 걸음씩 올라가다 보면 ‘지혜라는 완성’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나아가며 내 안에 잠들어 있던 지혜를 한 단계씩 키워나가, 나를 둘러싼 모든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 보자. 꼭대기층에 다다르면 마음을 얽어매는 그물이 사라지고 ‘더할 나위 없는 완전한 깨달음’을 얻게 될 것이다.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