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김세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2월 3일, 미국 최초의 연방 국부펀드를 설립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조치는 글로벌 경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주요 국가 개발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향후 미국 경제 전략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운동 당시부터 국부펀드 설립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이번 행정명령 서명으로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돌입했다. 트럼프는 서명식에서 "미국 경제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도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와 상무장관 지명자 하워드 러트닉에게 펀드 설립을 주도하도록 지시했으며, 향후 12개월 이내에 운영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부펀드는 미국의 장기적인 재정 계획 및 글로벌 투자 접근 방식을 재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디지털 금융 기술 및 첨단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발표에서 인기 소셜미디어 플랫폼 '틱톡(TikTok)'을 국부펀드와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그는 "우리의 국가 안보를 보호하면서도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모색하겠다"며, 틱톡의 50% 미국 소유 방안을 포함한 다양한 옵션을 고려하고 있음을 밝혔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를 비롯한 다수의 기술 기업과 투자자들이 틱톡 인수 및 국부펀드와의 연계를 논의 중이다.

틱톡을 국부펀드에 포함시키는 방안은 디지털 자산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국가 안보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미국의 IT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 될 수 있다. 다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에는 이미 일부 주에서 국부펀드와 유사한 기금이 운영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1976년에 설립된 '알래스카 영구 기금(Alaska Permanent Fund)'과 2010년 출범한 '노스다코타 레거시 펀드(Legacy Fund)'가 있다.

알래스카 영구 기금은 약 820억 달러를 관리하며, 석유 및 가스 산업에서 발생한 수익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노스다코타의 레거시 펀드는 석유 및 가스 세수의 30%를 매월 기금으로 적립하며, 주정부가 예산 주기 동안 최대 5%의 자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이번에 설립되는 연방 국부펀드는 개별 주 단위 펀드보다 훨씬 광범위한 규모와 역할을 가질 전망이다. 정부 주도의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 인프라 투자, 기술 혁신 지원 등이 주요 목표로 설정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도 국부펀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기관으로 '한국투자공사(KIC)'가 있다. KIC는 2005년 설립되어 해외 투자 확대 및 국부 증대를 목적으로 운용되고 있으며, 약 20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KIC는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투자 활동을 벌이며, 주식, 채권, 부동산 및 대체 투자 자산을 포함한 포트폴리오를 운영한다. 또한, 국민연금과 한국은행의 외환보유고 일부를 운용하며, 장기적인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국부펀드가 설립될 경우,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국부펀드 간의 경쟁과 협력이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국이 국부펀드를 통해 첨단 산업 및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할 경우,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국부펀드 간 자본 이동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부펀드 설립은 국가 경제 전략에서 중요한 변화를 의미하며, 다음과 같은 주요 과제가 남아 있다. 펀드 운영 자금 조달 방안으로 기존 세수를 활용할 것인지, 새로운 수익원을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인프라, 기술, 디지털 자산 등의 투자 비율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다. 또한, 미국 국부펀드의 등장이 글로벌 투자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분석도 중요하다.

미국의 첫 연방 국부펀드는 빠르면 2026년 초부터 운영될 예정이며, 향후 미국 경제와 글로벌 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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