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김성민 기자] 비욘세가 제67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올해의 앨범’(Album of the Year) 상을 수상하며 오랜 기다림 끝에 대기록을 세웠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이번 시상식에서 비욘세는 <카우보이 카터>(Cowboy Carter)로 본상을 거머쥐었다. 이 앨범은 컨트리 음악 속 흑인 음악의 뿌리를 탐구하고 재조명하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네 차례나 ‘올해의 앨범’ 후보에 올랐지만 번번이 수상에 실패했던 그녀가 마침내 영예를 안게 됐다.
수상자로 호명되자 비욘세는 딸 블루 아이비와 남편 제이지를 차례로 포옹한 뒤, 금빛 페이즐리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올랐다.
그녀는 “정말 벅차고, 너무나 영광스럽다”라며 “이 순간을 맞이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이번 수상을 컨트리 음악에서 흑인 아티스트들에게 길을 열어준 린다 마텔(Linda Martell)에게 바쳤다. 마텔은 흑인 여성 최초로 그랜드 올 오프리(Grand Ole Opry) 무대에 오른 전설적인 가수로, 이번 앨범에도 여러 곡에서 목소리를 보탰다.
비욘세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문을 열고 나아가길 바란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비욘세는 ‘올해의 앨범’뿐만 아니라 ‘최우수 컨트리 앨범’(Best Country Album) 상까지 수상했다. 이는 비욘세 본인조차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특히, 그녀의 이름을 발표한 사람은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였다. 스위프트 역시 팝에서 컨트리로 장르를 넘나드는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왔으며, 2010년 그래미에서 비욘세를 제치고 ‘올해의 앨범’을 수상한 바 있다.
비욘세는 “와, 정말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이 상을 지지해 준 모든 훌륭한 컨트리 아티스트들에게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수상은 비욘세가 지난해 컨트리 음악 시상식(CMA Awards)에서 후보로조차 오르지 못한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당시 그녀는 ‘텍사스 홀드 엠’(Texas Hold ‘Em)으로 빌보드 핫 컨트리 송 차트 1위를 차지하며 흑인 여성 최초의 기록을 세웠지만, 컨트리 음악계에서 외면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미에서의 수상은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다양성을 확대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올해의 레코드(Record of the Year) 상은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의 ‘낫 라이크 어스’(Not Like Us)에게 돌아갔다. 이 곡은 드레이크(Drake)와의 랩 배틀에서 결정적 한 방을 날린 곡으로, 최우수 랩 노래(Best Rap Song), 최우수 음악 비디오(Best Music Video) 등 총 5개 부문을 석권했다.
라마는 수상 소감에서 “이 상을 LA에 바친다”라며 최근 대형 산불 피해를 입은 로스앤젤레스 지역을 언급했다.
이번 시상식은 단순한 음악 축제를 넘어 로스앤젤레스 지역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기부 행사로도 진행됐다. 진행자인 트레버 노아(Trevor Noah)는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이 행사가 열릴 수 있을지조차 불확실했다”라고 말했다.
그래미 측은 소방관들을 초청해 그들의 헌신을 기리고, 이들을 위해 700만 달러(약 950억 원) 이상의 기부금을 마련했다.
이날 무대에는 레이디 가가(Lady Gaga)와 브루노 마스(Bruno Mars)가 올라 ‘캘리포니아 드리밍’(California Dreamin’)을 열창하며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기부를 독려했다.
이 외에도 영국 팝스타 찰리 XCX(Charli XCX)는 <Brat>으로 최우수 댄스/팝 앨범(Best Dance/Pop Album) 등 3관왕을 차지했다.
특히, 비틀즈(The Beatles)가 55년 만에 그래미에서 상을 받은 것도 화제가 됐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고(故) 존 레논의 음성을 복원한 신곡 ‘나우 앤드 덴’(Now And Then)이 최우수 록 퍼포먼스(Best Rock Performance) 부문에서 수상했다.
이번 그래미 어워드는 다양한 장르와 음악적 혁신을 인정하는 자리였다. 비욘세의 역사적인 수상, 컨트리 음악에서의 새로운 흐름, 힙합과 전자음악, 록까지 폭넓은 장르가 주목받으며 음악 산업의 변화를 보여준 시상식이었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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