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정용일 기자] 설 연휴를 맞아 지상파 방송 3사가 각각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를 인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기각 또는 각하해야 한다는 의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내란 특검법'에 대한 국민적 지지 역시 높은 수준을 보였으며,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에 동의하는 응답자 비율도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차기 대선주자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대의 선호도를 보이며 1위에 올랐고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10%대로 뒤를 이었다.

헌법재판소,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30일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진행한 여론조사(24∼26일, 18세 이상 성인 1천 명 대상, 표본오차 ±3.1%p, 응답률 18.4%) 결과, '탄핵 인용' 응답이 60%, '탄핵 기각' 응답이 36%로 나타나 양측의 격차가 24%p였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27∼28일 실시한 조사(18세 이상 1천4명 대상, 표본오차 ±3.1%p, 응답률 18.9%)에서도 '탄핵 인용'이 58%, '탄핵 기각'이 39%로, 탄핵 인용 의견이 19%p 앞섰다. 특히 기각 의견이 지난 1월 1일 조사보다 13%p 상승해 주목을 받았다.

SBS가 입소스(IPSOS)에 의뢰해 23∼25일 실시한 조사(18세 이상 1천4명 대상, 표본오차 ±3.1%p, 응답률 20.8%)에서는 '탄핵 인용' 59%, '탄핵 기각 또는 각하' 37%로 조사돼, 오차범위 밖에서 탄핵 인용 의견이 앞서는 결과를 보였다.

내란 특검법 도입 필요성과 尹 내란 혐의 다수 인정

'내란 특검법' 도입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도 찬성 의견이 반대 의견을 앞섰다. MBC 조사에서는 '공수처·검찰·경찰의 기존 수사와 별개로 국회에서 내란 특검법을 추진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53%가 '찬성', 44%가 '반대'라고 답했다.

SBS 조사에서도 '내란 혐의와 관련한 특별검사 도입 필요성'에 대해 묻자 60%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34%는 '필요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이는 내란 특검법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 여부에 대한 조사에서도 관련 혐의가 인정된다는 의견이 높았다. MBC 조사에서는 '윤 대통령의 내란 수괴 혐의'에 대해 55%가 '동의한다'고 답했고, 42%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SBS 조사에서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전후 행위가 내란죄에 해당하는가'라는 질문에 56%가 '해당한다', 38%가 '해당하지 않는다'고 답해 내란죄 성립 가능성에 대한 국민 여론이 높음을 보여줬다.

SBS는 개헌 필요성에 대한 조사도 진행했다.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를 개정하기 위한 개헌이 필요하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51%가 '개헌이 필요하지만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조속한 개헌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20%, '개헌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은 24%로 오차범위 내에서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KBS 조사에서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할 경우, 한국도 핵을 보유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74%가 '찬성'한다고 응답해, 한국 핵 보유에 대한 국민적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1위… 여당 내 김문수·한동훈·홍준표·오세훈 뒤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는 다자 구도와 양자 대결 모두에서 선두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KBS, SBS, MBC가 각각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표는 다자 구도에서 35~36%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반면,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여론이 50%에 달한 점을 고려하면, 이 대표의 지지율이 이를 완전히 흡수하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당 내에서는 김문수 노동부 장관이 1417%의 지지를 얻어 가장 높은 선호도를 기록했다.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은 57% 수준의 지지를 받았으며, 홍준표 대구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도 각각 5~8%의 지지율을 보였다.

KBS 조사에서는 이 대표가 35%, 김 장관이 14%, 한 전 장관이 7%의 지지를 얻었고, 오 시장과 홍 시장이 각각 5%로 뒤를 이었다. SBS 조사에서는 이 대표가 35%, 김 장관이 15%, 홍 시장이 8%, 한 전 장관이 7%, 오 시장이 6%를 기록했다. MBC 조사에서는 이 대표가 36%, 김 장관이 17%를 얻으며, 오 시장(7%), 홍 시장(6%), 한 전 장관(5%) 순으로 나타났다.

여야 주요 후보 간의 양자 대결에서도 이 대표는 모든 조사에서 상대 후보를 앞섰다. KBS 조사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오 시장(45% 대 36%), 홍 시장(46% 대 36%), 김 장관(47% 대 35%), 한 전 대표(46% 대 28%)와의 대결에서 우위를 보였다.

SBS 조사에서도 이 대표는 김 장관(42% 대 28%), 오 시장(42% 대 26%), 한 전 대표(41% 대 22%), 홍 시장(41% 대 27%)을 각각 앞섰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KBS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37%, 국민의힘이 35%의 지지를 얻었다. MBC 조사에서는 민주당 44%, 국민의힘 41%로 조사됐다. SBS 조사에서는 두 정당이 각각 39%로 동률을 이뤘다.

한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창당한 조국혁신당은 8%의 지지율을 기록했으며, 개혁신당은 23%, 진보당은 1%의 지지를 얻었다.

무당층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KBS 조사에서는 연말 대비 무당층이 7%포인트 감소해 14%를 기록했으며, SBS 조사에서는 지난 총선 직전 조사 대비 8%포인트 줄어든 15%로 나타났다. 이는 여야 지지층이 점차 결집하는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용일 기자 city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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