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김세전 기자]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공개한 AI 모델 'R1'이 실리콘밸리를 충격에 빠뜨렸다. R1 모델은 오픈AI의 최신 모델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성능을 보이면서도 비용은 90% 이상 저렴해 AI 업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딥시크의 가장 큰 강점은 비용 효율성이다. 최신 AI 모델을 훈련하는 데 단 560만 달러의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미국 AI 개발사 앤트로픽(Anthropic)의 CEO가 언급한 1억~10억 달러의 모델 구축 비용과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실리콘밸리의 한 스타트업은 앤트로픽의 '클로드(Claude)' 대신 딥시크 모델을 채택했으며, 이는 4분의 1 수준의 비용으로 비슷한 성능을 제공하기 때문이었다.
딥시크는 AI 모델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문가 혼합(MoE, Sparse Mixture of Experts) 기법을 활용했다. 이 기술을 통해 특정 작업에 적합한 하위 모델만 선택적으로 활성화하여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함으로써 계산 비용을 절감했다. 또한 MLA(Multi-head Latent Attention) 기술을 적용해 메모리 사용량을 줄였고, 강화학습 기반 자기 학습 능력을 향상시켜 고성능 AI 칩 의존도를 낮추는 데 성공했다.
또 다른 주목할 만한 점은 오픈소스 전략이다. 딥시크는 R1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해 누구나 소스 코드를 열람하고 수정·배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AI 연구 개발자들과의 협업을 촉진하고 AI 생태계 확장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미국 AI 업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AI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며 경쟁력을 확보해왔지만, 딥시크의 등장으로 기존 전략을 다시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AI 칩 제조업체인 엔비디아(NVIDIA) 역시 AI 칩 독점 효과가 약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보이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딥시크의 등장을 ‘AI 분야의 스푸트니크 모먼트’로 평가하며, 중국 AI 기술의 급성장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미국의 대중국 기술 제재에도 불구하고 딥시크가 이러한 성과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더욱 크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면서 중국의 AI 발전을 저지하려 했으나, 오히려 소프트웨어 혁신을 통한 대안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앤드리슨 호로위츠의 공동 창업자 마크 앤드리슨은 "딥시크 R1은 내가 본 것 중 가장 놀랍고 인상적인 혁신 중 하나"라며 극찬했다. 실리콘밸리 내에서는 중국의 AI 기술력이 미국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으며, AI 기술 패권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딥시크의 등장은 글로벌 AI 시장의 판도를 흔들며 경쟁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AI 모델의 비용 절감과 기술 혁신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며, AI 기업 간 시장 점유율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정부가 추진 중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와 같은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 계획이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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