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장장


[시사의창 2024년 12월호=박현수 칼럼니스트] 심은 신지를 주관한다
심주신지란 사람의 정신·의식·사유활동을 심이 주관하고 있음을 말하며, 이는 심의 주된 생리기능의 한 부분이다.
심주신지는 『소문·선명오기편』의 ‘심장신’과 『소문·영란비전본』의 ‘심은 군주와 같은 기관으로서 신명이 이곳에서 나온다’라는 말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므로 심주신지를 ‘심장신’, ‘심주신명’이라고도 한다.

신의 의미는 넓은 의미와 좁은 의미로 나눈다.
넓은 의미의 신은 전신에 내재된 생리활동이 겉으로 나타난 것이다. 인체의 형상·안색·눈빛·언어·반응·팔다리의 활동상태 등과 같은 외재적 표현은 모두 ‘신’의 범주에 속한다.
『소문·이정변기론』에서 ‘신을 얻으면 창성하고 신을 잃으면 죽는다’고 한 것은 곧 넓은 의미의 신을 말하며, 이것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신기’이다.
좁은 의미의 신은 심이 주관하는 정신·의식·사유활동을 말한다. 사람의 정신·의식·사유활동은 대뇌의 생리기능이고, 외부사물에 대한 대뇌의 반응이다.
그러나 장상학에서는 오장을 중심으로 삼기 때문에 사람의 정신·의식·사유활동은 오장에 귀속된다고 본다.
그러므로 『영추·본장』에서는 ‘오장은 정신·기혈·혼백을 저장한다’고 하였다. 또한 오장 중에서도 심이 주재하므로 ‘심장신’이라 하였으며, ‘군주지관’으로 삼았다. 『영추·본신』에서 ‘사물을 지배하는 것은 심이다’라고 하여 심이 외부의 자극을 받이들이는 기능과 이에 반응하는 기능을 갓추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한 장경악은 『유경』에서 ‘심은 장부의 대주이고 혼백을 통솔하며, 아울러 의지를 포함하고 있다. 근심은 심에서 동하고 폐가 반응하며, 사려는 심에서 동하고 비가 반응하며, 분노는 심에서 동하고 간이 반응하며, 두려움은 심에서 동하고 신이 반응하므로 오지는 오로지 심이 관할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장상에서는 사람의 정신·의식·사유활동을 오장 중에서 심이 주재하며, 생리 기능의 매우 중요한 구성 부분으로 본다.
그러나 일정한 조건에서 사람의 정신·의식·사유활동은 오장의 생리기능에 작용한다. 『영추·사객』에서는 ‘심은 오장육부의 대주’라고 하였다.
실제로 심은 신명을 주관하기 때문에 사람의 정신·의식·사유활동은 오장육부의 생리기능에 대해 작용한다.
장경악은 『유경』에서 ‘심은 일신의 군주로서 하늘로부터 명을 받아 조화(창조)하는 능력을 갖추어 하나의 이치로써 모든 기능에 응하니, 장부·백해가 오직 심의 명령을 받으며, 총명합과 지혜가 이로부터 비롯되지 않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신명이 이곳에서 나온다고 한다’고 설명하였는데, 이 역시 『소문·영란비전론』에서 말한 ‘군주가 현명하면 하부가 안정되고, 군주가 현명하지 못하면 모두 위태롭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의미이다.
심장박동의 정지는 생명의 종결을 의미하고, 의식의 상실은 즉 생명이 위험함을 의미한다. 심주신지와 심주혈맥간에는 밀접한 인과관계가 존재한다.
사람의 정신·의식·사유활동은 기혈의 정상운행에 의존하며 더욱이 수액이 제공하는 충분한 양분을 필요로 한다. 그러므로 『소문·팔정신명론』에서 ‘기혈은 인체의 신기이다’라고 하였고, 『영추·영위생회』에서도 ‘혈은 신기이다’라고 하였다.
다시 말해서 기혈은 신을 만들어 내는 물질적 기초이고 기혈 운행의 정상여부는 사람의 정신·의식·사유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만약 어떠한 원인으로 인해 혈의 흐름이 빨라지고 기기가 역란(歷亂)하면 심계·번조가 나타나고, 심하면 정신이 혼미해지고 광란하는 등 정신이상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만약 기혈의 부족으로 인해 혈의 흐름이 느린 경우에는 정신이 피로하고 생기가 없으며 심하면 정신이 흐리고 반응이 느린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사람의 정신·의식·사유활동의 이상은 기혈의 운행상태와 장부의 생리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이천은 『의학입문·심장』에서 ‘신은 기혈에서 화생하는 생명의 근본이다. 만물이 이로부터 성장하는데, 색상으로 나타나지 않으므로 있는가 하면 없고, 없는가 하면 다시 존재하고 있어서 만사만물을 주재하여 영묘하여 어듭지 않은 것이 이것이다. 그러나 형체와 신은 또한 항상 서로 의지하고 있다. 무릇 심의 병은 모두 근심과 사려로 말미암은 연후에 사기가 침입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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