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불온한 공익

왜 어떤 '사익 추구'는 '공익'이라 불리나

편집부 승인 2024.12.03 15:22 의견 0

생각해 보면 사람들이 말하는 ‘공익’도 결국 누군가의 ‘사익·이권’이다. 장애인의 사익, 성소수자의 사익, 아동의 사익, 난민의 사익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것을 ‘공익’이라고 부르는가? -본문 중에서-

류하경 지음 ㅣ 한겨레출판사 펴냄


[시사의창=편집부] <불온한 공익>은 오랜 시간 소수자, 약자와 함께 싸워온 변호사 류하경의 첫 저서로, 스쿨미투 정보공개 청구, 경비 노동자 갑질 사망 사건, 삼성 최초 노조 설립 투쟁 등 직접 변호를 맡았던 굵직한 갈등 사례를 통해 한국 사회에서 통용되는 ‘공익’ 개념을 톺아보는 책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깊은 논의 없이 일종의 당위로서 강요되어 온 ‘공익’의 진짜 의미를 논의해 보고자 한다. 저자는 우리가 쉽게 ‘공익’ 사건이라 떠올리는 사건조차도 모두 ‘사익’ 사건으로 수렴한다며, 어쩌면 ‘공익’은 “사회적 약자의 사익 중 현재의 공동체 다수가 그 추구 행위를 허용하는 사익”일 것이란 도발적 주장을 펼친다. 그렇다면 허용되지 않는 사익이란 무엇인가.

허용되지 않는 사익은 기존 시스템을 흔들고 균열을 내는 사익이다. 국가 운영 방식과 사회 체제에 질문을 던지는 사익이다. 따라서 지배 세력이 볼 때 그 추구 행위가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시민의 편의, 사회적 합의, 다수의 행복이라는 정치적 언어를 통해 그 사익들을 불온하고 과격하다고 선동한다.

다수의 공익을 해치는 이기적인 사익이라 낙인찍는다. 장애인의 사익, 아동의 사익, 난민의 사익, 성소수자의 사익이 그러하다. 이 책은 ‘길거리의 변호사’, ‘위험한 변호사’라고 불릴 정도로 투쟁 현장과 가깝게 지내온 저자의 경험을 통해 왜곡되고 둔갑된 ‘불온한 사익’들의 얼굴을 조명하는 데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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