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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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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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서 괴로움이 일어나는 이유는 어떤 업이 해결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업장 소멸되기 위해서 일어난다.’ 이런 표현을 쓰기도 해요. 나쁜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그게 해결된다는 얘기죠. 해소되려고 나쁜 일이 나타난 거죠. 예를 들어 내가 백만 원 날렸다. 그 때문에 잠깐 괴롭지만 지금 받아들여버리면 툭 털어버릴 수 있단 말이에요. 그게 지금 해결되지 않고 미뤄진다면 10년 뒤에 그게 천이 될지 억이 될지 어찌 알겠습니까. 그러니 지금 백만 원 날린 걸로 그냥 딱 끝내버리는 게 좋을 수 있습니다.
-본문 중에서-
[시사의창=편집부] “스님, 더 많이 해야만 한다는 생각 없이 어떻게 살아가나요? 내가 지금 너무 가난하다는 생각이 있어야만 부자가 되기 위해서 더 열심히 하죠. 집착하지 않으면 열심히 살기 어렵지 않을까요? 집착하지 않으면 삶의 원동력이 사라지지 않을까요?” 많은 도반들이 법상스님의 법회에 찾아와 이렇게 질문한다.
“그렇지 않다.”라고 법상스님은 단호히 답한다. 그 집착이 우리로 하여금 우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도록 분별分別을 강요하고, 삶에 대한 끝없는 덧칠을 강요함으로써, 오히려 희망하는 목표를 쉽게 이루지 못할 뿐 아니라 아픔과 괴로움을 자초하는 어리석음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법상스님은 부처가 지금의 우리보다 훨씬 고통받던 실존적 존재였다는 점에 특히 주목한다.
사랑포기, 취업포기, 양육포기, 노후포기에 이르기까지 상실이 일종의 습관이 돼버린 오늘의 우리들에게 법상스님의 목탁소리는 조용한 울림을 준다. 자기만의 잣대로 세상과 자신과의 사이에 선을 그어 분별分別함으로써 오히려 성취보다 포기를 자초하는 모순의 쳇바퀴를 돌고있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엉켜있는 집착의 끈을 과감히 내려놓으라는 법상스님의 목탁소리를 담아낸 아름다운 생활수행의 이야기이다.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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