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정용일 기자] 걸그룹 뉴진스(NewJeans)가 소속사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해지를 선언하며,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와 민희진 전 대표 간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뉴진스는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어도어는 더 이상 우리를 보호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며 전속계약 해지를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뉴진스는 어도어와 결별을 선언하고 독립적인 활동을 예고했다.
이번 사태의 시작은 올해 4월, 하이브가 민 전 대표를 상대로 진행한 내부 감사에서 비롯됐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가 어도어의 경영권을 장악해 본사로부터 독립을 시도했다고 보고 이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민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해당 의혹을 부인하며 하이브가 자신을 "배신했다"고 비판했다.
이후 하이브는 민 전 대표를 어도어 대표직에서 해임하고, 김주영 CHRO를 신임 대표로 선임하며 경영권 교체를 강행했다. 이에 뉴진스 멤버들은 민 전 대표의 유임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며 강력히 반발했으나, 어도어와의 직접적인 대립은 피했다.
상황이 전환점을 맞은 것은 9월 뉴진스 멤버들이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민 전 대표의 복귀와 어도어의 정상화를 요구하며 하이브와 어도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부터다. 멤버 하니는 이 방송에서 소속 매니저로부터 "무시해"라는 말을 들었다고 폭로했고, 이는 국정감사 참고인 출석으로 이어지며 논란이 확산됐다.
뉴진스는 이후 어도어에 전속계약 위반 사항을 시정하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했으나, 어도어가 제시한 대응이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계약 해지를 공식 선언했다. 민 전 대표가 사내이사직을 사임하고 어도어를 떠난 이후, 뉴진스의 요구가 더욱 강경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뉴진스가 전속계약 해지를 선언하며 어도어와의 법적 분쟁에 돌입한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가처분 심리 기간 동안 뉴진스의 활동 가능 여부를 두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전속계약 해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지 여부를 가리기까지 최소 몇 달에서 최대 반년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 법조인은 "심문 기일 지정부터 법원의 '인용' 또는 '기각' 결정까지 사안의 복잡성과 첨예성에 따라 시간이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신중한 절차를 예고했다.
이 기간 동안 뉴진스의 활동 가능성에 대해 또 다른 관계자는 "가처분 심리 기간에도 뉴진스가 소속사 어도어를 통해 활동한다면 문제는 없지만, 멤버들이 직접 고용하거나 제3자를 통한 독립적인 활동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가처분 기간 내 '독자 활동'은 법적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법적 공방의 장기화 가능성은 뉴진스 팬덤과 대중 사이에서 공백기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대해 법조계는 "현재 상태에서 어도어와 동행하며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가처분 기간 동안 어도어와의 관계 유지가 향후 행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진스의 전속계약 해지 다음날인 29일 오전 9시 40분 하이브의 주가는 4.46% 급락하며 194,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분위기와의 반대로 증권가의 전망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7개월간 이어진 이른바 ‘민희진 사태’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사내이사 사임으로 종결 수순을 밟자 하이브에 대한 증권가 전망을 밝게 내다보고 있다. 지난 3분기 실적이 부진한데다 민 대표의 이탈로 인기 걸그룹인 뉴진스의 거취가 다소 불투명해지는 등 불안 요소를 남겼으나 4분기 이후 주가 반등을 기대할만한 포인트가 다수 존재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뉴진스의 법적 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며, 가처분 기간 내 활동 방식과 공백기 극복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진스의 이번 선언은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경영권 분쟁의 연장선상에서 발생한 것으로, 뉴진스의 향후 행보와 어도어 및 하이브의 대응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용일 기자 city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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