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질문에 답하고 있는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 사진=연합뉴스


[시사의창=원광연 기자] 오늘 입장을 밝힌 사도광산 추도식과 관련한 한국 외교부의 “유감” 표명에 대한 방식이 여전히 문제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본 정부가 강제노역의 역사를 무시하고 자체 추도식을 개최한 이후, 한국 정부는 불참 외에 이렇다할 대응이 없었다.

이후 논란이 식지 않자 외교부는 오늘 ‘유감’을 표명했다고 발표했다. 공식 대변인이 직접 입장을 발표한 것도 아닌 언론 공지를 통해서다. 주한 일본대사 초치 등의 수단도 없었고 “접촉”으로 "유감을 전달했다"고 한다. 어느 수준의 당국자와 “접촉”이 이루어진 것인지조차 명확히 밝히지 않아 진정성은 더욱 떨어진다.

외교부가 발표한 유감 표명은 일본 정부를 직접 향한 것도 아니다. 주한 일본대사관 “측”이라는 표현으로 당사자를 특정하지도 않았으며 “접촉”을 통해 “전달”한 것으로 밝혔다. 일본 정부에 직접적인 항의가 아닌, 책임 회피성 행태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일본 정부는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을 통해 기자회견에서 직접 한국정부에게 명확한 유감을 표명했지만, 우리는 이와 같은 차원의 공식적인 대응이 없었다.

한국 정부는 내치에서도 “법꾸라지”라는 논란의 중심에 있었으며, 이러한 비판이 외교 분야까지 확대되는 모습이다. 일본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항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면피성 유감 표명이 어떠한 실효성을 가질지 의문이다.

굴욕적인 외교 참사가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모름지기 외교부의 입장이란 국가와 국민에 대한 수호 의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원광연 기자 wina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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