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몰렸던 이재명, 위증교사 1심 무죄…사법리스크 속 정치적 반등 모색
재판부, "변론요지서 전달 행위 위증교사의 고의로 보기 어려워"
위기에 처했던 리더십 다시 세우고, 정치적 반등 모색할 여지 확보
정용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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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5 16:18 | 최종 수정 2024.11.2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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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의창=정용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의 중대한 분기점에서 한숨을 돌렸다. 이번 판결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징역형이 선고된 이후 더욱 가중된 정치적 부담을 일부 덜어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25일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대표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2018년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던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비서 출신 김진성 씨와 통화하며 자신의 변론요지서를 전달한 행위가 위증교사의 고의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진성 씨에게 필요한 증언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대화 내용이 통상적인 증언 요청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으며, 방어권 행사의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이 대표가 김진성 씨에게 허위 사실을 진술하도록 강요하거나 명백히 부정한 사항을 증언하도록 요구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진성 씨는 법정에서 알지 못하는 사실을 마치 알고 있는 것처럼 위증한 혐의가 인정돼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이번 무죄 선고로 이재명 대표는 위기에 처했던 리더십을 다시 세우고, 정치적 반등을 모색할 여지를 확보했다.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된 이후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왔던 상황에서, 이번 판결은 민주당 내부 결속을 다지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상급심이 남아 있고,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와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등 여러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재판을 마친 이재명 대표는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민생과 경제 위기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민주당은 이번 무죄 판결을 계기로 정권과 검찰을 향한 공세를 강화하며 검찰 개혁 법안 추진과 검사 탄핵 등 정치적 행보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남은 재판 결과에 따라 이 대표의 리더십과 대권 도전 가능성은 여전히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을 심리한 김동현 부장판사는 정치 일정이나 외부 요인에 흔들리지 않고 원칙적인 재판 운영을 강조해온 법관으로 평가받는다. 김 부장판사는 이번 사건을 포함해 대장동·백현동·성남FC 등 이 대표와 관련된 주요 사건들을 맡고 있으며, 공판 중심주의에 입각해 엄격한 재판을 진행해왔다.
이번 무죄 판결은 이재명 대표가 사법 리스크 속에서 정치적 생존 가능성을 일정 부분 확보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지만, 남은 재판들에서의 결과가 그의 정치적 미래를 좌우할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용일 기자 city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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