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원광연 기자] 역사학자 유발 노아 하라리가 최근 인터뷰에서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CEO인 엘론 머스크에 대해 정보와 진리를 혼동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현대 사회에서 정보의 범람이 진리와 허구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있으며, 이로 인해 머스크와 같은 영향력 있는 인물이 위험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하라리는 “정보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우리는 진리를 판단하는 능력을 점점 상실하고 있다. 특히, 엘론 머스크 같은 사람들이 진리와 정보를 혼동할 때, 이는 대중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보의 과잉이 잘못된 결정을 낳는 사회적 구조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수 정당과 1917년 볼셰비키 간 유사성 지적
하라리는 인터뷰에서 현대 보수 정당과 1917년 볼셰비키 사이의 유사성을 언급하며, 이들 모두가 급진적인 이데올로기를 기반으로 기존의 사회 구조를 뒤흔드는 특징을 공유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 보수 정당들은 전통적인 보수주의의 가치를 잃어버리고, 급진적이고 반체제적인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이는 마치 볼셰비키가 러시아 제국을 해체하며 새로운 체제를 구축하려 했던 것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미국의 트럼프 추종자들이나 국내의 극렬 태극기 보수 우파의 행태를 보면 이해가 되는 말이다.
하라리는 이러한 변화가 현대 민주주의를 약화시키고, 이념에 기반한 극우 질서로 그들이 원하는 새로운 체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보수 정당이 단순히 기존 체제를 지키는 역할이 아니라 오히려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과 통제력 상실 우려
하라리는 또한 인공지능(AI)의 발전이 인류에게 가져올 위험성에 대해 강하게 경고했다. 그는 “AI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수준까지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 변화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가 자기 결정권과 통제력을 잃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AI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 정보를 가공하고 진리를 조작할 수 있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 개인의 자유는 사라지고, 권력은 몇몇 기술 엘리트에게 집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라리는 정보화 시대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적인 규제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인류는 단순히 기술 발전에 휘둘리지 말고, 이를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사회의 방향을 묻는 경고
유발 하라리의 이번 발언은 현대사회의 정보 관리, 정치 이념의 변화, 기술 발전이라는 세 가지 큰 흐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그는 “우리가 진리와 허구를 구분할 능력을 상실한다면, 민주주의와 개인의 자유는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고 경고하며, 개인과 사회 모두가 정보와 기술의 홍수 속에서 방향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발 노아 하라리는 이스라엘 출신의 역사학자이자 작가이며 현재 이스라엘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 역사학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옥스퍼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2009년과 2012년에 폴론스키상을 수상하였다. 국내에선 2015년 발간된 ‘사피엔스’라는 책으로 유명하다.
원광연 기자 wina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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