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두 번째 판결, 위증교사 혐의 '75% 이상이 금고형 이상'...李 대표 판례 뒤집고 반전 가능할까

위증교사 혐의 사건, 이 대표 정치적 미래 좌우할 중요한 분수령
법조계와 정치권 모두 25일 이 대표 1심 선고에 촉각 곤두세워

정용일 승인 2024.11.20 10:07 의견 0

[시사의창=정용일 기자] 오는 11월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가 내려진다. 이번 사건은 이 대표의 정치적 생명은 물론, 피선거권 유지 여부와도 직결된 만큼 법조계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이은 두 번째 주요 판결로, 향후 정치적 행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15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인근 서초대로에서 진보단체 집회 참가자들이 이재명 대표의 1심 판결에서 징역형 집행유예가 나오자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정용일 기자)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로 재직 중이던 2019년, 자신이 연루된 검사 사칭 관련 재판에서 무죄를 받기 위해 당시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였던 김진성 씨에게 특정한 내용으로 위증할 것을 요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가 김 씨에게 전화를 걸어 "이재명 변호사를 주범으로 몰기 위해 KBS와 김 시장 측이 야합했다는 취지로 증언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한다. 검찰은 이 대표가 거짓 주장을 사실처럼 김 씨에게 주입했고, 재판 전날에는 변호인을 통해 증언 내용을 사전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몇 년 만에 연락도 안 한 사람에게 위증을 부탁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한 이 대표는 "저는 사건을 재구성하라고 한 것이 아니라, 기억을 상기해 보라고 했을 뿐"이라고 주장하며 검찰의 공소 내용을 정면 반박했다.

검찰의 구형과 법조계 전망

검찰은 이재명 대표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이는 앞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형했던 징역 2년보다 더 무거운 형량이다. 위증교사 혐의는 사법 절차를 방해하는 중대한 범죄로 분류돼 비교적 높은 형량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대법원 판례 분석에 따르면,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중 76.3%가 금고형 이상의 형을 선고받았다. 특히 39.5%는 실형을, 36.8%는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았으며, 벌금형에 그친 경우는 23.7%에 불과했다. 이러한 판례를 근거로 볼 때, 이 대표에게도 실형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정치적 사건이기 때문에 재판부가 무죄추정 원칙을 더욱 신중히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무죄 가능성을 언급했다. 반면, 현직 부장검사는 "무죄가 나오긴 어렵고, 관건은 형량"이라며 유죄 판결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지난해 9월 법원이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도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된다"고 판단한 점도 유죄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정치적 파장과 민주당의 대응

이 사건은 단순한 법적 문제를 넘어 정치적으로도 민감한 사안이다. 이 대표가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형량에 따라 피선거권이 제한될 수 있다. 선출직 공무원이 일반 형사사건에서 금고형 이상, 또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당선인 자격이나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운데)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판결을 강하게 비판하며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사법부가 최악의 판결을 내렸다"며 이번 판결 역시 정치적 탄압으로 규정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검찰의 조작 수사를 사법부가 그대로 받아들인 정치 판결"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이러한 여론전이 재판부의 판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법조인은 "사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거나 압박하는 시도는 판사들에게 오히려 반감을 살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전략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위증교사 혐의 사건은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분수령이다. 선고 결과에 따라 민주당의 향후 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죄 판결이 나올 경우, 형량이 피선거권 상실 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또 다른 쟁점이 될 전망이다.

법조계와 정치권 모두 25일 선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법적 판단을 넘어 정치적, 사회적으로도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는 오는 25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를 비롯해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경우 28일로 예상되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의 재표결을 앞둔 상황에서 분열이야말로 당의 더 큰 위기라는 인식이 읽혀지고 있다.

민주당은 23일에도 장외 집회를 계획 중이다. 특히 시민단체와 함께 집회를 개최해 김 여사의 각종 의혹을 규명할 '김건희 여사 특검법'의 수용을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다시말해 '사법 살인'을 주장하며 李 대표 방어에 총력전을 펼침과 동시에 尹 대통령 부부를 겨냥하며 전열 정비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용일 기자 city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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