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정용일 기자] 윤석열 정부가 임기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서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국민의 민심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지만, 특히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다양한 논란이 윤석열 정부의 최대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윤 대통령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와 관련된 의혹들에 대한 질문을 받으며 여러 논란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김 여사가 국민에게 걱정을 끼친 점에 대해 “무조건 잘못”이라면서도,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명품백 수수, 국정 개입 의혹에 휩싸인 것을 두고 “국정농단이라는 표현은 맞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또, 김 여사가 순수한 의도에서 행동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김 여사에 대한 악의적 비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이 국민에게 충분히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윤 대통령 당선 전부터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들이 있었고, 당선 이후에도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며 국민의 피로감과 불만이 누적된 상황이다. 과거 김 여사는 “대통령의 아내로서 조용히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후 공식·비공식 활동을 이어가며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예를 들어, 명품 가방을 받은 의혹, 윤 대통령 해외 순방 동행, 공천 개입 의혹 등이 이러한 사례로 꼽히며 논란은 식지 않고 있다.
최근 대통령실은 김 여사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내놓기 시작했다. 제2부속실을 재출범해 김 여사의 공식 활동을 중단하고, 이달 중순 예정된 윤 대통령의 순방에도 동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또한 김 여사의 '사적 소통'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개인 연락처도 변경할 계획이다.
대통령실은 이러한 변화와 함께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으며,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요구에 따라 김 여사와 관련된 의혹을 철저히 조사할 수 있는 특별감찰관 임명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러한 대응 조치들이 실제로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민심을 되돌리는 데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앞으로의 상황 전개에 따라 평가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치인 22.3%를 기록하며 2주 연속 최저치를 경신했다. 국민의힘은 30.7%, 더불어민주당은 43.7%의 지지율을 보였으며, 양당 간 지지율 격차는 13%p로 오차범위를 벗어난 상태가 7주째 이어지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의 의뢰로 11월 첫째 주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소폭 하락한 22.3%를 기록했고, 부정 평가는 75.1%로 오르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윤 대통령의 일간 국정수행 지지율은 11월 1일 21.9%에서 8일 23.2%로 소폭 상승했으나 큰 변화는 없었다.
리얼미터는 윤 대통령이 최근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통해 지지율을 반등시키려 했으나,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일부 지역과 연령층에서 지지율이 회복됐으며, 특히 TK 지역과 70세 이상 연령층에서 과반 지지를 기록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내부적인 갈등과 당 대표인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향후 제2부속실 재출범 및 인사 쇄신 등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대응이 국민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용일 기자 city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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